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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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6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AP·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역사 도시 마라케시부터 수도 라바트까지 곳곳에서 건물이 흔들리거나 파괴됐다. 접근이 어려운 산간지역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잠든 시간인 오후 11시 조금 넘어 지진이 일어난 점도 인명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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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의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로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이다. 진원 깊이는 18.5km로 비교적 얕다.

이번 지진은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간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모로코 내무부는 9일 오후 사망자 수가 최소 820명이라고 집계했고, 부상자는 672명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피해가 집중된 아틀라스 산맥지역 고지대에서는 도로가 끊기거나 산사태로 막혀 구급차 통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세 고도(古都) 마라케시 구도심의 문화 유산들도 강진으로 피해를 입었다. 모로코 중부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역사 도시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 메디나는 모스크와 궁전 등 많은 중세 문화유산들이 보존돼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69m 높이의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미나렛)은 '마라케시의 지붕'이라고 불렸는데 전날 밤 강진으로 일부가 파손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USGS는 100만∼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약 36%로 추산된다며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인명피해 우려는 '황색 경보'로 표시됐다. 10∼100명 정도가 사망할 가능성이 35%로 평가됐고 최대 1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