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테마주 열풍'…코스피 거래대금 역전
주도주 실종에 코스피 거래대금↓…지수도 박스권 갇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최근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주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시장의 활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인 코스피 거래대금이 연초 수준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일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부터 10조원선을 밑돌기 시작, 가장 최근 거래일인 이달 8일에는 7조7천1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0조원대 중반을 유지하던 유가증권시장 일 거래대금은 같은 달 30일 7조7천654억원을 기록해 지난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7조원대로 감소했다.

이후 2거래일간 10조원대로 잠시 회복했으나 이후 현재까지 7조∼8조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187억원을 기록한 지난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중 많이 증가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8∼9월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닥에 비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했으며 이는 코스피 지수 조정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1일 2,668.21을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이후 등락을 거듭해 최근 4주간 2,500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기간에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끈 SK하이닉스,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반도체·이차전지 주도주들의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삼성전자만 5% 이상 급등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에는 코스피 반등과 테마주 상승이 수반됐지만 8월부터 지수 흐름이 둔화하면서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가 올라갔다"며 "테마주 장세의 주기가 짧아졌으며 다수의 테마들이 등장했다"고 짚었다.

주도주가 사라진 자리를 테마주들이 채우면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추월하는 역전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7월 26일 26조4천8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금액을 경신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11조∼13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앞지르는 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8일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이 같은 거래대금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시가총액이 코스닥 상장사의 시총보다 크기 때문에 거래대금 역시 유가증권시장이 코스닥시장을 앞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상위 대형주들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손바뀜이 잦으며 테마주 관련 종목들이 많다"며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테마주 열풍이 불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을 앞지르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2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추월하는 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월 3일부터 4월 3일까지 41거래일 연속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