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밤하늘 수놓은 드론...화려했던 'K발트뷔네' 음향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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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
9~10일 청와대 헬기장서 열려
클래식부터 K팝 스타 총출동
날카로운 음향은 '옥의티'
9~10일 청와대 헬기장서 열려
클래식부터 K팝 스타 총출동
날카로운 음향은 '옥의티'
초가을의 선선한 산바람과 풀내음이 가득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일대. 클래식·국악·K팝이 한 데 어우러진 합동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9일 저녁 청와대 헬기장에서 첫 선을 보인 '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 이야기다. 90여 분간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소리꾼 고영열, 마마무플러스(솔라, 문별) 등 장르별 아티스트의 무대에 미디어아트 레이저쇼 드론쇼 등 시각적 볼거리가 더해져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지휘자 홍석원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클래식과 국악 K팝을 포함한 12곡을 들려줬다. 핵심은 단연 연주자들의 탁월한 '실력'.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하며 자유롭고 즉흥적인 축제의 분위기로 관중을 인도했다. 그는 열정적인 연주로이 작품 특유의 비루투오조적이고 재기발랄한 면모를 극대화했다. 야외 무대임에도 조금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호흡과 테크닉은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민요 '새야 새야'를 협연했다. 하모니카의 목가적이고 구슬픈 소리와 전통 민요가 만나자 민족적 정서가 극대화됐다. 소리꾼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함께한 '북'과 '아리랑'에서는 그야말로 한국인의 '흥'과 '한'의 정취가 폭발했다. 고영열은 때론 성대를 긁는 듯한 거친 소리, 쩌렁쩌렁 울리는 파워풀한 고음 등으로 가창력을 뽐냈다. 쇼맨십과 충만한 끼로 무장한 그는 그야말로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고석진은 '아리랑'에서 4대의 북을 활용한 독주를 선보였다. 마치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를 연상케할만큼 기깔난 연주였다. 마마무플러스의 문별과 솔라는 신곡 '댕댕'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고, 이어 히트곡 '음오아예'를 부르며 관객들의 흥취를 고조시켰다. 시각적으로도 휘황찬란했다.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에서는 초록빛 레이저로 북악산 산등성을 따라 산모양을 만들었다. 춤곡의 리듬에 맞춰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감의 레이저와 연기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되를 연주할때는 무대를 둘러싸고 설치된 15개 남짓의 스크린에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송출돼 즐거움을 더했다. 마지막 곡인 라벨의 '볼레로'에서는 드론쇼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고 발전하는 이 곡에 맞춰 드론들은 물결, 음파, 하트 등 다양한 모양으로 빛을 내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날 유일한 '옥의티'는 음향이었다. 음질이 거칠고 날카로워 야외 공연의 푸릇한 자연과 어우러지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선우예권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에서는 중간중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는데 기계음 같은 음향에 가려져 그의 섬려하고 정교한 음악성이 부각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박종성의 하모니카 연주 역시 뿜어져 나오는 고음 부분에서 귀가 따가울만큼 균형이 어긋났다. 화려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공연의 본질인 음질에 조금 더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지휘자 홍석원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클래식과 국악 K팝을 포함한 12곡을 들려줬다. 핵심은 단연 연주자들의 탁월한 '실력'.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협연하며 자유롭고 즉흥적인 축제의 분위기로 관중을 인도했다. 그는 열정적인 연주로이 작품 특유의 비루투오조적이고 재기발랄한 면모를 극대화했다. 야외 무대임에도 조금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호흡과 테크닉은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민요 '새야 새야'를 협연했다. 하모니카의 목가적이고 구슬픈 소리와 전통 민요가 만나자 민족적 정서가 극대화됐다. 소리꾼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함께한 '북'과 '아리랑'에서는 그야말로 한국인의 '흥'과 '한'의 정취가 폭발했다. 고영열은 때론 성대를 긁는 듯한 거친 소리, 쩌렁쩌렁 울리는 파워풀한 고음 등으로 가창력을 뽐냈다. 쇼맨십과 충만한 끼로 무장한 그는 그야말로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고석진은 '아리랑'에서 4대의 북을 활용한 독주를 선보였다. 마치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를 연상케할만큼 기깔난 연주였다. 마마무플러스의 문별과 솔라는 신곡 '댕댕'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고, 이어 히트곡 '음오아예'를 부르며 관객들의 흥취를 고조시켰다. 시각적으로도 휘황찬란했다.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에서는 초록빛 레이저로 북악산 산등성을 따라 산모양을 만들었다. 춤곡의 리듬에 맞춰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감의 레이저와 연기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되를 연주할때는 무대를 둘러싸고 설치된 15개 남짓의 스크린에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송출돼 즐거움을 더했다. 마지막 곡인 라벨의 '볼레로'에서는 드론쇼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고 발전하는 이 곡에 맞춰 드론들은 물결, 음파, 하트 등 다양한 모양으로 빛을 내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날 유일한 '옥의티'는 음향이었다. 음질이 거칠고 날카로워 야외 공연의 푸릇한 자연과 어우러지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선우예권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에서는 중간중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는데 기계음 같은 음향에 가려져 그의 섬려하고 정교한 음악성이 부각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박종성의 하모니카 연주 역시 뿜어져 나오는 고음 부분에서 귀가 따가울만큼 균형이 어긋났다. 화려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공연의 본질인 음질에 조금 더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