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 중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조사를 일찍 마치자, 국민의힘은 "단식 쇼를 빌미로 사실상 수사를 방해했다"고 십자포화를 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명분 없는 '출퇴근 단식 쇼'를 할 때부터 예상한 시나리오였다"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 전 낭독한 입장문에서 '민생'을 언급한 것에 대해 "'개인 비리 의혹'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가는 이 대표가 말하기에는 낯부끄러운 소리"라며 "조사 도중에는 건강 문제로 '빨리 끝내 달라', '한 차례 더 검찰에 출석해 2회 조사를 받겠다'는 등 특권에 가득한 모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오후 6시 40분쯤 조사가 중단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분 없는 단식 쇼를 벌이고 건강 이상설을 흘리며 8시간 만에 제멋대로 조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사실상 수사방해"라며 이 대표가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을 거부한 것은 "무소불위의 막무가내 행태"라고 질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 측의 지연 전략이 극에 달했다"며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다 단식을 핑계로 몸져누워 엠블란스를 타고 병원에 입원해 영장 청구를 막아보겠다는 심산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전 원내대변인은 "난데없이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이재명 대표는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다음에 또 출석할 테니 이번 조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고서는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이 시작되자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하더니,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퇴장해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퇴근 단식도 '내 맘대로' 하더니, 검찰청에 온 피의자가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하는 것도 참으로 '내 맘대로'식이다"라며 "더욱 가관인 것은 검찰이 남은 조사를 위해 12일로 추가 소환날짜를 통보하자, 이재명 대표 측이 '당내 일정이 있어서 출석이 어렵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원내대변인은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자발적 단식, 출퇴근 단식이 수사와 재판 지연의 원인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