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르면 다음달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에이닷’의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AI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일반 소비자 대상 에이닷과 기업 대상 AI 구축 서비스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AI 컴퍼니’로 변모한다는 목표다.

에이닷-멀티LLM 투 트랙

SKT '만능 비서' 출격…AI 전쟁 본격 참전
10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내 에이닷의 정식 버전 출시를 목표로 기능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 출시도 올해 이뤄질 계획이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닷 LLM’을 활용해 작년 5월 오픈 베타 형태로 출시한 AI 서비스다.

에이닷은 오래전 대화한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는 ‘장기 기억’ 기능이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수집된 이미지와 한글 텍스트를 동시 학습해 사람처럼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도 특징이다. 지난 7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에이닷 프렌즈’와 오픈AI의 챗GPT 기반 정보 검색 대화 ‘챗T’ 등도 추가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을 ‘슈퍼 앱’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정보 제공 및 감성 대화를 넘어 AI를 통해 콘텐츠, 게임, 쇼핑, 길 찾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만능 비서’ 같은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맡은 SK텔레콤아메리카(SKTA)에 최근 390억원을 출자했다.

기업용 AI 서비스 분야에서도 잰걸음이다. 다음달부터 초거대 AI를 활용한 맞춤형 생성 AI 서비스를 시작한다. 생성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기관의 요구에 맞춰 자체 보유한 에이닷 LLM과 대용량 텍스트 입력에 강점이 있는 미국 앤스로픽의 ‘클로드’, 한국어 데이터가 풍부한 코난테크놀로지의 ‘코난 LLM’ 등을 조합해 제공한다.

SK텔레콤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 추진하는 LLM 기반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LLM 서비스 구축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AI 컴퍼니 본격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는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닷으로 대표되는 AI 서비스로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산업 전반으로 AI를 확산한다는 구체적 전략도 내놨다.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올 2월 국내 AI 분야 업체들과 함께 ‘K-AI 얼라이언스’ 출범을 주도한 데 이어 7월에는 도이치텔레콤, 이앤, 싱텔 등 해외 대형 통신사들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 위한 LLM 구축부터 신규 AI 서비스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이달엔 오픈AI와 해커톤 행사를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다.

투자 금액도 확대하고 있다. 오픈AI의 창업자들이 세운 미국의 생성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했고 스캐터랩, 페르소나AI 등 국내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을 이제 AI 관련주로 봐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