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작은 희망이 고마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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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작가·브랜드 마케터
최근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이 있다. ‘폐지 줍는 노인에게 우산 씌워준 여자’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비가 오는 어느 날, 폐지를 줍기 위해 수레를 이끌고 나간 어르신이 비를 홀딱 맞으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이때 분홍색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젊은 여성이 어르신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함께 조용히 걸어갔다. 그때 그 여성의 모습이 여러 사람에게 포착돼 기사까지 실리게 된 것이었다.
심지어 어르신에게 우산을 씌워드리느라 여성은 어깨와 다른 손에 든 장바구니가 모두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르신이 가는 곳까지 1㎞를 함께 걸어갔다. 연일 그 기사는 화제가 됐고 여러 포털 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다.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었던 일상의 순간인데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최근 tvN ‘알쓸별잡’에서 9·11테러에 대해 다뤘다. 몰랐던 사실인데 2001년 9월 11일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 중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비행기가 하나 더 있었는데,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이다. 테러범에게 납치된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은 워싱턴DC로 향하던 도중에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저항을 받아 테러범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동진 평론가는 그때 일을 회상하며 말한다.
“그때의 교신을 들어보면 승객들은 자신들이 죽을 거라는 걸 다 알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테러범과 싸워서 힘을 모아 테러범을 막아냅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의 존재가 있다는 것, 그런 비극의 순간에도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런 것이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트라우마를 견디게 하는 작은 희망 같은 거죠.”
세상이 흉흉한 요즘, 살아가는 게 미션이고 서바이벌 같다. 뉴스를 보기 싫다는 지인들이 많아졌다. 하긴 연일 좋지 않은 뉴스가 들려오는데, 어떤 사람이 보고 싶을까. 그래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단비 같은 뉴스에 더욱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니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할 일은 뉴스 보는 걸 두려워할 게 아니라 어떻게든 긍정적이고 선한 것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극의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세상을 구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본인이 홀딱 다 젖어도 누군가를 위해 비를 맞지 않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여전히 그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그래서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보다 많아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따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좋은 일도 없는데, 좋은 쪽으로 궁극적으로 기운을 모아봅시다.’(폐지 줍는 노인에게 우산 씌워준 여자 기사에 달린 댓글)
심지어 어르신에게 우산을 씌워드리느라 여성은 어깨와 다른 손에 든 장바구니가 모두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르신이 가는 곳까지 1㎞를 함께 걸어갔다. 연일 그 기사는 화제가 됐고 여러 포털 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다. 어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었던 일상의 순간인데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최근 tvN ‘알쓸별잡’에서 9·11테러에 대해 다뤘다. 몰랐던 사실인데 2001년 9월 11일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 중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비행기가 하나 더 있었는데,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이다. 테러범에게 납치된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은 워싱턴DC로 향하던 도중에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저항을 받아 테러범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동진 평론가는 그때 일을 회상하며 말한다.
“그때의 교신을 들어보면 승객들은 자신들이 죽을 거라는 걸 다 알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테러범과 싸워서 힘을 모아 테러범을 막아냅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의 존재가 있다는 것, 그런 비극의 순간에도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런 것이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트라우마를 견디게 하는 작은 희망 같은 거죠.”
세상이 흉흉한 요즘, 살아가는 게 미션이고 서바이벌 같다. 뉴스를 보기 싫다는 지인들이 많아졌다. 하긴 연일 좋지 않은 뉴스가 들려오는데, 어떤 사람이 보고 싶을까. 그래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단비 같은 뉴스에 더욱 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니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할 일은 뉴스 보는 걸 두려워할 게 아니라 어떻게든 긍정적이고 선한 것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극의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세상을 구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본인이 홀딱 다 젖어도 누군가를 위해 비를 맞지 않게 우산을 씌워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여전히 그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그래서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보다 많아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따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좋은 일도 없는데, 좋은 쪽으로 궁극적으로 기운을 모아봅시다.’(폐지 줍는 노인에게 우산 씌워준 여자 기사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