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3조2000억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프로젝트를 따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 사업의 주체인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가 한화오션과 “포괄적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 5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체자리 체어찬 PGZ 이사가 한화오션과 포괄적 협력을 약속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초기 단계여서 내용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신호란 해석이 나온다. 10여 개 기업이 도전장을 낸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에서 이기면 향후 유럽 수출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폴란드 방산 기관 및 기업과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PGZ와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 제조 협력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수출을 위한 2차 실행 계약에 앞서 PGZ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폴란드가 생산하는 122㎜ 로켓을 천무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폴란드 군용자동차·장갑기술연구소(WITPIS)와 ‘유·무인 군용 무인차량(UGV)’과 관련한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포병 수요에 따라 천무 추가 수출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폴란드 첨단 위성 시스템 기업인 크리오테크의 그제고시 브로나 회장을 만나 위성 사업 협업 전략을 논의했다. 폴란드 방산업체 WB그룹의 피오트르 보이첵 회장과도 만나 차세대 지휘통제통신시스템(C4I) 솔루션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어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의 전술 통신 복구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