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쇼' 아래서 듣는 클래식…청와대, 야외공연장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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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하우스 콘서트
9일 靑서 국악·K팝 등 공연
선우예권·마마무 무대 올라
9일 靑서 국악·K팝 등 공연
선우예권·마마무 무대 올라
야외에서 만난 클래식과 국악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초가을의 선선한 바람과 풀 내음이 음악 소리에 윤기를 입힌 덕분이었다.
지난 9일 저녁 청와대 헬기장에서 90분 동안 열린 ‘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는 클래식과 국악, K팝이 한데 어우러진 합동무대였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소리꾼 고영열, 마마무플러스(솔라, 문별) 등은 관객들의 귀를 틔웠고, 이어진 미디어아트와 레이저쇼, 드론쇼는 눈을 밝혔다.
지휘자 홍석원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클래식과 국악 K팝을 포함한 12곡을 들려줬다. 협연자로 나선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으로 청와대 일대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정신없이 빠르면서도 강약이 확실한 피아노 소리에 관객들은 홀린 듯 귀를 내줬다. 연주자에게 집중하기 힘든 야외 무대인데도 관객들의 눈은 그의 손놀림을 따라가느라 바빴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민요 ‘새야 새야’를 협연했다. 하모니카의 목가적이고 구슬픈 소리와 전통 민요가 만나자 우리 민족 특유의 한(恨)이 살아났다. 소리꾼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함께한 ‘북’과 ‘아리랑’에서는 한국인의 ‘흥’과 ‘한’의 정취가 폭발했다. 고영열은 때론 성대를 긁는 듯한 거친 소리, 쩌렁쩌렁 울리는 힘 있는 고음 등으로 가창력을 뽐냈다. 쇼맨십과 충만한 끼로 무장한 그는 그야말로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고석진은 ‘아리랑’에서 4개의 북을 활용한 독주를 선보였다.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를 연상케 하는 솜씨였다. 마마무플러스의 문별과 솔라는 신곡 ‘댕댕’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어 히트곡 ‘음오아예’로 관객들을 일으켜세웠다.
시각적으로도 휘황찬란했다.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에서는 초록빛 레이저로 북악산 산등성을 따라 산 모양을 만들었다. 춤곡의 리듬에 맞춰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감의 레이저와 연기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되를 연주할 때는 무대를 둘러싸고 설치된 15개 남짓의 스크린에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송출돼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유일한 ‘옥에 티’는 음향이었다. 음질이 거칠고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특히 선우예권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에서는 중간중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는데 기계음 같은 음향에 가려졌다. 박종성의 하모니카 연주 역시 뿜어져 나오는 고음 부분에서 귀가 따가울 만큼 균형이 어긋났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지난 9일 저녁 청와대 헬기장에서 90분 동안 열린 ‘2023 블루하우스 콘서트’는 클래식과 국악, K팝이 한데 어우러진 합동무대였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소리꾼 고영열, 마마무플러스(솔라, 문별) 등은 관객들의 귀를 틔웠고, 이어진 미디어아트와 레이저쇼, 드론쇼는 눈을 밝혔다.
지휘자 홍석원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클래식과 국악 K팝을 포함한 12곡을 들려줬다. 협연자로 나선 선우예권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으로 청와대 일대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정신없이 빠르면서도 강약이 확실한 피아노 소리에 관객들은 홀린 듯 귀를 내줬다. 연주자에게 집중하기 힘든 야외 무대인데도 관객들의 눈은 그의 손놀림을 따라가느라 바빴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은 민요 ‘새야 새야’를 협연했다. 하모니카의 목가적이고 구슬픈 소리와 전통 민요가 만나자 우리 민족 특유의 한(恨)이 살아났다. 소리꾼 고영열과 고수 고석진이 함께한 ‘북’과 ‘아리랑’에서는 한국인의 ‘흥’과 ‘한’의 정취가 폭발했다. 고영열은 때론 성대를 긁는 듯한 거친 소리, 쩌렁쩌렁 울리는 힘 있는 고음 등으로 가창력을 뽐냈다. 쇼맨십과 충만한 끼로 무장한 그는 그야말로 무대를 가지고 놀았다.
고석진은 ‘아리랑’에서 4개의 북을 활용한 독주를 선보였다.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를 연상케 하는 솜씨였다. 마마무플러스의 문별과 솔라는 신곡 ‘댕댕’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이어 히트곡 ‘음오아예’로 관객들을 일으켜세웠다.
시각적으로도 휘황찬란했다. 리듬감이 두드러지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에서는 초록빛 레이저로 북악산 산등성을 따라 산 모양을 만들었다. 춤곡의 리듬에 맞춰 펼쳐지는 다채로운 색감의 레이저와 연기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되를 연주할 때는 무대를 둘러싸고 설치된 15개 남짓의 스크린에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송출돼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유일한 ‘옥에 티’는 음향이었다. 음질이 거칠고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특히 선우예권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에서는 중간중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는데 기계음 같은 음향에 가려졌다. 박종성의 하모니카 연주 역시 뿜어져 나오는 고음 부분에서 귀가 따가울 만큼 균형이 어긋났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