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국가 연합체인 아프리카연합(AU)이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 됐다. 단체 회원국 가입은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중·러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스윙보트로 떠오른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 9일 G20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개회 연설에서 “AU에 영구적인 정회원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회원국들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AU 의장인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을 G20 정상들이 앉은 회의장 테이블로 불러 그와 포옹했다. AU는 2002년 출범한 아프리카 국가 연합체다. 55개국이 가입했으며 회원국 인구는 14억 명이다. AU는 7년간 G20 가입을 추진했다.

아프리카는 최근 세계 주요 국가의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국이며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사우스의 영향력 강화를 추구하던 인도도 AU의 합류로 글로벌 사우스 맹주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AU의 G20 가입을 앞두고 세계 주요국 정상은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번 G20 정상회의에 불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아프리카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에서 AU의 G20 가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AU의 G20 가입 이후 소셜미디어 X에 “EU는 이를 처음부터 변함없이 지지해왔다”고 썼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