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사진=AFP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사우디 국영 기업이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과 기니,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광산 지분을 매입하고 미국 기업은 사우디 기업이 생산한 광물의 일부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 금속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매장량은 각각 남미와 아프리카가 풍부하지만 중국은 일찍이 자원 개발에 뛰어들어 정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운 상태다.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 중 중국 기업들이 정제하는 비중은 4분의 3 수준이고, 전 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약 70%도 중국에서 생산된다.

미국은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억제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WSJ은 아프리카 현지 정부의 부패 등으로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전했다. 현지 관리들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어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랫동안 원유로 세계에서 중요한 입지를 지켜온 만큼 광업 세계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또한 사우디는 정부가 부패한 국가에서 더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고, 실제로 150억달러를 투자해 아프리카 광산을 개발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중국처럼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개발도상국들을 포섭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WSJ는 “백악관이 여러 국가들에 접촉했지만 사우디와의 대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상태”라고 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