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레일웨이 관계자가 충북 청주 오송공장에서 생산한 철도 분기기를 쌓고 있다.  삼표레일웨이 제공
삼표레일웨이 관계자가 충북 청주 오송공장에서 생산한 철도 분기기를 쌓고 있다. 삼표레일웨이 제공
잊을 만하면 지구촌 한쪽에선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다. 탈선 사고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분기기 이상으로 일어나는 사례가 많다. 분기기는 열차를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진행 방향을 바꾸는 장치다. 제대로 만들지 않고, 사후 관리도 철저히 하지 않으면 녹이 슬거나 오작동해 철도가 궤도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표레일웨이 "철도 분기기로 인도 뚫는다"
국내 분기기 제조 분야는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레일웨이가 1위 업체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품질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남미의 철도 궤도 관련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만난 차재정 삼표레일웨이 대표(사진)는 국내 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삼표레일웨이는 2021년 12월과 올해 4월 인도에 플래시버트 용접기를 납품했다. 분기기를 제조할 때 필요한 특수용접기까지 자체 제작했는데, 이 기계를 팔면서 인도 시장을 뚫었다. 차 대표는 “분기기 핵심은 텅레일과 교차점인 ‘크로싱’이라는 부분”이라며 “일반 용접으로는 레일에 붙지 않아 특수 기계를 만들었는데 이 기계를 인도에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기계 2대, 50억원에 불과하지만, 인도 시장 개척의 첫 걸음마를 뗀 셈이다.

삼표레일웨이 "철도 분기기로 인도 뚫는다"
삼표레일웨이는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10년 이상 공을 들였다. 세계 인구 1위 대국으로 우뚝 섰고, 하루 2200만 명이 철도를 이용하는 등 세계 최장 철도망을 구축하고 있어서다. 차 대표는 “인도 열차시스템이 노후화된 편이어서 열차 사고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더 발전된 분기기를 공급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관련 기계를 우선 납품했고 궁극적으로는 분기기 사업 수주가 목표”라고 말했다.

삼표레일웨이는 인도 현지 기업과 합작출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도 시장의 외형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차 대표는 “인도에서는 자국민이 아니면 사업하기가 굉장히 힘들고, 잘되다가도 갑자기 밀어내기를 당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며 “연내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1980년 강원산업 철도사업부에서 출발한 삼표레일웨이는 1994년 삼표궤도로 분사했다. 국내에서는 KTX부터 지하철까지 철도궤도 제품 제작, 시공,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GTX와 달빛고속철도(대구~광주 고속철도) 이후에는 국내에 대형 공사가 없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계속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 성과는 대만에서 이뤄냈다. 2021년 대만 TRA 철도개량사업 분기기 1600세트를 공급 계약했다.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결과다. 대만과 인도, 파키스탄 등 13개국에 수출 성과를 낸 삼표레일웨이는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은 932억원, 영업이익은 68억원이었다. 올해 매출은 1300억원을 거둘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차 대표는 “철도 궤도 설계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성장해 철도 궤도 분야의 진정한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