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배터리 시장은 한국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지만 중국과의 경쟁은 위협 요인입니다.”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체 유효 특허 수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배터리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로 세계 최고의 학술 저널인 사이언스지의 리뷰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강 교수는 고용량·고출력에 가성비 높은 배터리가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차세대 하이니켈(니켈 함량 90%) 양극재, 실리콘 함유량 10% 이상 음극재, 고체전해질 등 세 가지 배터리 소재가 2차전지 기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하이니켈로 갈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지지만 열안전성은 떨어진다”며 “현재 니켈 함량 95%인 양극재 개발이 완료된 가운데 앞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극재에선 기존 흑연 소재 대신 실리콘을 쓰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강 교수는 예상했다. 그는 “미·중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흑연은 현재 중국 공급망의 지배를 받고 있다”며 “결국 대안인 실리콘에 힘을 실어야 하고 실리콘 다음에 올 것은 리튬메탈 음극재”라고 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