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에서 수감 중인 정부의 청부 암살자와 러시아에 구금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등을 맞교환하길 원하고 있다고 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맞교환 대상으로 언급된 러시아 정부 암살자는 정보기관 출신인 바딤 크라시코프 전 대령이다.

크라시코프 전 대령은 조지아 출신인 전 체첸 반군 지도자 젤림칸 칸고슈빌리를 살해한 혐의로 2021년 독일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칸고슈빌리는 2019년 베를린 시내 한 공원에서 인근 이슬람 사원으로 가던 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목격자들은 크라시코프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내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분하게 칸고슈빌리의 머리에 총격을 두 번 가했다고 증언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도망친 크라시코프는 권총과 소음기를 버린 뒤 전동 스쿠터를 타고 달아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독일 검찰은 수사 결과 러시아 당국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했으나 러시아는 이 사건과 자국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크라시코프 전 대령은 그동안 러시아가 가장 되찾길 원하는 포로로 거론돼왔다.

러시아 고위 관료와 친분이 있는 전 유럽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21년 독일에서 크라시코프 전 대령에 대한 판결이 나기 직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에게 크라시코프를 포로 맞교환으로 데려올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다른 서방 국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크라시코프를 되찾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푸틴, 독일에 수감된 자신의 자객과 WSJ 기자 교환 원해"
러시아가 크라시코프와 맞교환하려 하는 포로로는 게르시코비치 기자 외에 러시아에 구금된 전 미 해병대원 폴 휠런이 꼽힌다.

앞서 지난 7월 러시아는 게르시코비치의 석방 문제로 미국과 접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르시코비치와 휠런은 각각 올해 3월과 2018년 12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