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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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삶' 선택한 두 친구의 우정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20일 개봉. 147분. 12세 이상 관람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
20일 개봉. 147분. 12세 이상 관람가.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404.1.jpg)
이탈리아 북부 몬테로사의 허름한 산장. 이십 년 지기 '피에르토'와 '브루노'가 술잔을 기울이며 말한다. 얼큰하게 취한 30대 사내들의 실없는 소리가 아니다. 147분의 러닝타임 동안 두 인물의 삶을 지켜본 관객한테 '인생의 선택'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장면이다.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402.1.jpg)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399.1.jpg)
둘의 관계는 어른들의 개입으로 갈라진다. 피에르토는 아버지와 떠난 여행에서 고산병을 겪고 산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다. 철없는 불만이 쌓여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며 산을 떠난다. 같은 시간 브루노의 집안 어른들도 그를 공부시키기 위해 도시에 보내려고 한다.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401.1.jpg)
두 친구는 산장을 다시 짓는다. 벽돌이 하나씩 쌓이며 아버지에 대한 앙금이 정리되고, 친구 사이 우정이 재건된다. 산장이 다시 제 모습을 갖출 무렵 피에르토는 세상을 유랑하기로 결심한다. '여덟 개의 산'을 여행한 뒤, 산장에 있을 브루노와 다시 만날 날을 기원하면서.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405.1.jpg)
대부분의 상영시간 동안 알프스의 탁 트인 자연을 비추지만, 작품은 답답한 여운을 남긴다. 형식적으로도 가로가 좁은 4:3 화면비를 채택했다. 광활한 배경보다는 자기 선택에 갇혀 사는 인물의 내면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수많은 갈림길로 이뤄진 등산로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인생사를 함축해 놓은 듯한 웰메이드 영화다.
![알프스에 펼쳐진 두 남성의 '브로맨스'…영화 '여덟 개의 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23398.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