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결제 위한 협정도 추진중…중·러 의존도 심화
미얀마 군정, 러시아 석유 수입대금 中위안화로 결제
미얀마 군사정권이 러시아에서 석유 제품을 사들이면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깐 조 미얀마 투자대외경제관계부 장관은 미얀마가 러시아에 위안화로 석유 수입대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한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 중인 그는 "현재는 러시아 루블화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지만, 미얀마 짯화와 루블화의 상호 전환 협정을 추진 중이며 곧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 정부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제재와 외국기업들의 철수, 투자 급감으로 아시아 최빈국으로 꼽히는 미얀마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외화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군정은 지난해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벌어들인 모든 외화를 짯화로 바꾸도록 하는 환전 의무화 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달러 의존을 줄이기 위해 중국, 태국과의 국경 무역에서 위안화와 태국 밧화를 사용하도록 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고 지원해왔다.

국제적으로 고립된 미얀마 군정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9월부터 러시아에서 석유를 공급받고 있으며, 러시아산 무기도 계속 도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군이 지난해 9월 계약을 체결한 러시아 수호이(Su)-30 전투기 6대 중 2대를 인도받았다고 러시아 관영 RIA 통신을 인용해 전날 보도했다.

군정은 저항 세력의 반발이 거센 외곽 지역에서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을 통한 무차별 공습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1년 미얀마와 군사 협력 관계를 맺고 전투기와 헬리콥터,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 장갑차 등 각종 무기를 공급해왔으며, 쿠데타 이후에도 무기 수출을 계속해왔다.

미얀마는 이번 동방경제포럼 기간 중 러시아와 관광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