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패션플랫폼 무신사의 한문일 대표(사진)가 최근 신사옥 어린이집 미설치 등 복지 축소 논란을 빚자 임직원에게 사과했다. 이와 함께 재택 근무제 폐지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사진=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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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무신사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 경영진을 대신해 불필요한 우려를 만든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앞서 지난달 연 직원 대상 온라인 미팅에서 직장 어린이집 설치 계획 취소와 주 2회 재택근무 제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복지제도 수정 계획을 밝혔다. 무신사는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이지만 온라인 미팅 발표를 맡은 최영준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어린이집 설치 운영비보다 (미설치로 인한) 벌금이 더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무신사는 오는 18일부터 영·유아 자녀가 있는 모든 임직원 대상으로 위탁 보육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신사는 "당초 서울 성수동에 구축 중인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실수요 부족으로 위탁 보육을 전면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근무제도 변경과 관련해서는 일단 현행 재택근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오전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도 그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임직원들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직원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강조했다.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란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며 쇼핑몰로 탈바꿈해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8년 무신사에 합류한 한 대표는 창업자인 조만호 전 대표가 2021년 이른바 '남혐(남성 혐오) 논란' 홍역을 치른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무신사를 이끌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