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정식 종목된 e스포츠…주가도 '레벨업' 할까
e스포츠 종목사가 대회 열거나 홍보시
비용 10%, 법인세서 추가 공제하는 법안
산업 활성화와 선수단 처우개선 기대
크래프톤, 한빛소프트, 넷마블 등 수혜


“서울은 프로 게임계의 할리우드다.”
한 외신은 한국의 e스포츠 지형을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2014년 네덜란드 프로게이머인 마누엘 쉔쿠이젠도 뉴욕타임스(NYT)에 비슷한 말을 했다. 쉔쿠이젠은 “프로게임이 현재의 형태와 규모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한국 사람들 덕분”이라며 “다른 국가들은 따라잡는 데 수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임요한, 페이커 등 전 세계 e스포츠계의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한 나라도 한국이다.

한때 사행성이 강하단 이미지를 가졌던 게임의 위상도 세계에서 많이 달라지는 추세다. 오는 23일 개최를 앞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선 e스포츠가 이번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e스포츠도 젊은 세대에게 기존 스포츠만큼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를 포함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 V’ ‘FIFA 온라인 4’ 등 7개 종목이 펼쳐진다.

2021년에 이어 법인세 공제 확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e스포츠 종목사를 비롯한 내국법인이 e스포츠 관련 경기를 개최하거나 지원, 홍보하는 경우 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추가로 공제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냈다. 2021년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의 연장선상이다.

2021년 국회에선 기업이 e스포츠 구단을 설치 및 운영할 때 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할 수 있는 내용의 법이 통과됐다. 기업들의 e스포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다.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 호재 예상 업종: 크래프톤, 한빛소프트, 아프리카TV, 넷마블 등 e스포츠 산업 전반
  • 발의: 진선미 의원
  • 어떤 내용이길래
    =e스포츠 종목사와 대회 운영사가 관련 대회를 운영할 때 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추가 공제
    =인건비, 대회 참가비, 훈련 장비구입비 등 일부 비용에 대해서만 10% 법인세 공제를 해주던 것을 확대한 것
  • 어떻게 영향주나
    =e스포츠 운영 관련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
    =e스포츠 대회 및 구단 활성화 기대

진 의원의 법안은 2021년 인건비, 대회 참가비, 훈련 장비구입비 등 일부 비용에 대하여만 적용되던 법인세 공제를 개최, 지원, 홍보 등으로 확대했다. 진 의원은 해당 법을 발의하면서 “e스포츠대회 활성화를 통해 해당 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선수단의 처우개선에 기여하겠다”고 썼다.

진 의원의 문제의식은 2021년과 같다.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불리지만 정작 e스포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종목사들은 방송·대회 제작 및 운영을 위해 2021년 연간 526억8000만원을 투자했고, 선수 및 게임단에 192억원을 투자했다. 기술 및 인력에는 98억원, 인프라에는 21억9000억원 등 총 838억8000만원을 투자했다.
자료/한국콘텐츠 진흥원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자료/한국콘텐츠 진흥원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인프라 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방송·대회 제작 및 운영 498억9000만원, 선수 및 게임단 75억4000만원, 기술 및 인력 57억원, 인프라 100억원)보다 크게 늘었지만 종목사 매출액은 투자 금액의 39% 수준으로 전년(38.5%)에 비해 크게 뛰지 못했다. 투자와 매출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위기의 e스포츠, 변곡점 맞을까

글로벌 점유율도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도 위기감을 더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가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와 종목사 투자 및 매출 포함 국내 이스포츠 산업 규모를 비교한 결과 2021년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세계 시장 비중은 9.9% 수준이다. 2019년(16.5%)과 2020년(14.6%) 대비 크게 하락한 수치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게임 업계에서 e스포츠 리그에 참가한 구단과 기업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스포츠 산업이 활발한 중국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은 규모가 작다. 때문에 한국의 게임단들은 기업의 지원에 기대야 한다. 하지만 투자 대비 이익이 적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이 게임단 운영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진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e스포츠 판에 더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게 된다. e스포츠 산업 전반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수혜를 입을 대표적인 기업으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래프톤을 꼽는다. 이 외에도 한빛소프트, 아프리카TV, 넷마블 등이 호재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법안은 7월 발의됐다. 기재위 회의가 열려 논의된다면 2021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한 차례 처리됐던만큼 여야 견해차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석열씨의 심쿵약속’ 시리즈 36번째로 e스포츠 법인세 공제 비율 인상을 약속했다. 2022년 윤 당시 후보는 e스포츠팀을 설치한 민간기업에 팀 운영비의 10%를 3년간 법인세에서 공제토록 한 2021년 법안에서 공제 비율을 20%로 높이고 적용 기한도 5년으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