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가게 앞에 비난을 담은 시민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9일 오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가게 앞에 비난을 담은 시민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내린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의 가해 학부모 중 한 명이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음식점 프랜차이즈의 본사가 해당 지점과의 가맹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바르다 김선생'은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관평점 점주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브랜드와 다른 지점에 피해를 입히지 않고자 자진 폐업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에 따라 본사는 이날부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형언할 수 없이 안타까운 사건에 가슴 깊이 애도한다"며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 사람, 바른 마음, 바른 재료라는 브랜드 가치를 앞으로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 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40대 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7일 숨졌다. 올해로 24년 차 교사인 A씨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고 무고성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동학대 고소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이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가해 학부모들의 신상을 캐 공개하는 이들이 등장했고, 결국 가해 학부모들이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업장 두 곳의 정보가 알려졌다. 이 중 한 곳이었던 바르다 김선생 대전관평점 출입문에는 "살인자", "양심 있으세요?" 등 비난하는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기도 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직원 5명으로 구성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A씨 측이 묵살당했다고 주장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여부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일까지 조사를 벌인 뒤 관계자 징계나 수사기관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