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호르몬의 대명사 '유트로핀'…상반기 시장 점유율 44% 압도적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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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법 개선, 여행시 간편 투여
수입약 대체로 비용부담 낮춰
수입약 대체로 비용부담 낮춰
LG화학의 소아 저신장증 치료제 ‘유트로핀’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1993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성장호르몬 유트로핀의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44%를 기록했다.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는 글로벌 제약사 제품을 비롯해 7개 제품이 있는데, 유트로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녀의 저신장증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유트로핀이라는 브랜드명이 성장호르몬의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유트로핀은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매출 620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200억원이었다. 국산 바이오의약품(합성약과 구분)이 내수시장에서 1000억 연매출을 달성한 사례로는 유트로핀이 처음이다.
성장호르몬은 아이가 집에서 매일 자가 투여해야 한다. 1년 이상 장기 투여하는 치료 특성상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은 고객의 큰 불편 요소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공급하는 수입 제품은 본사 공급 방침에 변동사항이 생겨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LG화학은 고객의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펜 제형 제품의 생산공정 내재화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주사액 충전 등 외부 위탁 공정까지 내재화 전환하며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LG화학은 시장 조사를 통해 주사이력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단계에서 고객의 불편함이 크다고 보고 주사 기록 애플리케이션 ‘유디’를 개발했다. 또 상온에서 보관 가능하도록 저장방법을 개선해 여행시에도 간편히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
1993년 LG화학이 유트로핀을 출시하기 전까지 저신장증 아이들은 전량 수입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수입제품의 1년 투약 비용(하루 10만원 수준, 1년 3600만원)은 경기 성남시 분당 20평 아파트 한 채 가격(1992년 분당 공공아파트 분양가 약 4000만원)과 맞먹었다. 최저시급이 1993년 1005원에서 올해 9620원으로 9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원화 가치 기준으로 하루 비용이 90만원을 넘어갔던 셈이다.
LG화학은 출시 초기 기존 가격의 40% 수준인 4만원에 출시했다. 이 덕분에 수입제품을 대체하는 효과를 내며 저신장증 치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유트로핀 출시를 출발점으로 성장호르몬 제품들의 약가는 지속 인하되어 현재 유트로핀을 비롯한 성장호르몬 하루 약가(보험약가 상한액)는 2만원 수준(체중 40㎏ 기준)으로 뚝 떨어졌다. 유트로핀이 저신장증 환아 가족의 치료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1990년대 국내에서 신약개발 절차를 밟아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듯이 모두 배워가면서 일을 수행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의 신약개발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는 글로벌 제약사 제품을 비롯해 7개 제품이 있는데, 유트로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녀의 저신장증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유트로핀이라는 브랜드명이 성장호르몬의 고유명사가 됐을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유트로핀은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매출 620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200억원이었다. 국산 바이오의약품(합성약과 구분)이 내수시장에서 1000억 연매출을 달성한 사례로는 유트로핀이 처음이다.
성장호르몬은 아이가 집에서 매일 자가 투여해야 한다. 1년 이상 장기 투여하는 치료 특성상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은 고객의 큰 불편 요소가 될 수 있다. 해외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공급하는 수입 제품은 본사 공급 방침에 변동사항이 생겨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LG화학은 고객의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펜 제형 제품의 생산공정 내재화에만 3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주사액 충전 등 외부 위탁 공정까지 내재화 전환하며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였다.
LG화학은 시장 조사를 통해 주사이력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단계에서 고객의 불편함이 크다고 보고 주사 기록 애플리케이션 ‘유디’를 개발했다. 또 상온에서 보관 가능하도록 저장방법을 개선해 여행시에도 간편히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
1993년 LG화학이 유트로핀을 출시하기 전까지 저신장증 아이들은 전량 수입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수입제품의 1년 투약 비용(하루 10만원 수준, 1년 3600만원)은 경기 성남시 분당 20평 아파트 한 채 가격(1992년 분당 공공아파트 분양가 약 4000만원)과 맞먹었다. 최저시급이 1993년 1005원에서 올해 9620원으로 9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원화 가치 기준으로 하루 비용이 90만원을 넘어갔던 셈이다.
LG화학은 출시 초기 기존 가격의 40% 수준인 4만원에 출시했다. 이 덕분에 수입제품을 대체하는 효과를 내며 저신장증 치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유트로핀 출시를 출발점으로 성장호르몬 제품들의 약가는 지속 인하되어 현재 유트로핀을 비롯한 성장호르몬 하루 약가(보험약가 상한액)는 2만원 수준(체중 40㎏ 기준)으로 뚝 떨어졌다. 유트로핀이 저신장증 환아 가족의 치료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1990년대 국내에서 신약개발 절차를 밟아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듯이 모두 배워가면서 일을 수행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의 신약개발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