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눈물을 흘린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초현실적이고 그로테스크해 보였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계양을 출마 문제로 이 대표와 각을 세웠으며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한 인물인데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급반전된 모습이 괴기하고 극도로 부자연스러웠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1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사회자가 '왜 박 전 비대위원장이 저런 모습을 연출했나'라고 질문하자 "모르겠다. 너무 처연했든지 연민이 들었든지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내 주요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조 의원은 아직 그를 찾아가지 않은 상태다. 조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원래 자리에 누우면 찾아가려고 했는데 거기 명단을 체크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다면 나는 참 가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한다"며 "마치 명단 체크 때문에 제가 겁먹어서 가는 것 같은 생각이 팍 들더라"고 했다.

'명단 체크가 제2의 십자가 밟기가 될 가능성도 있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어쨌든 찾아온 사람, 찾아오지 않은 사람, 동조한 사람, 하지 않은 사람 구분을 하는 것은 그걸 또 유튜버들이 촬영하고 또 지지자들이 달리 대접을 하는 것은 일종의 십자가 밟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의 단식 장기화와 함께 동정론이 강해지면서 체포동의안이 오더라도 부결시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저렇게 지금 단식하고 힘드신 분한테 약속 지키라고 얘기하는 게 참 야박하지만 여기서 만약에 저희가 부결시켰다고 하면 저희는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국민들께 뭐라고 얘기를 하고 표를 달라고 해야 하나. 방탄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11일 이 대표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단식을 중단하라고 권유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에게 "건강이 걱정돼서 왔다"며 "단식 그만하시고 건강 회복하셔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 전 위원장은 "시민들도 대표님의 진심을 많이 알았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싸우려면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 같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 긴 호흡으로 싸워나가자"라고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너무 수척해져서 짠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어 "제가 전에 요리를 잘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단식이 끝나면 제가 회복식도 만들어드릴 테니 얼른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