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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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앞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공모주 청약이 조기 마감됐다. 청약 수요가 예정 물량의 10배를 초과하면서 마감 시한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 ARM을 향한 수요가 과열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ARM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관투자가 상대 청약 접수 시한을 기존 13일에서 12일로 하루 앞당겼다. 이미 예정 물량의 10배를 초과한 청약 주문이 몰려서다. 시장에선 청약 마감일까지 주문 물량은 예정된 주식의 15배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수요에 따라 공모가도 치솟을 전망이다. 앞서 Arm은 지난 5일 IPO를 신청하면서 미국예탁증권(ADS) 9550만주(전체 발행 주식의 9.4%)의 공모가 희망 범위를 주당 47~51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ARM은 청약 조기 마감에도 최종 공모가는 예정대로 수요일(13일)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모가는 주당 47~51달러의 상단 또는 이보다 높은 가격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희망 공모가의 상단을 적용하면 ARM의 기업가치는 545억달러(약 72조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청약 열기가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간 거래(B2B)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ARM은 그동안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IPO 마케팅에 주력했다. 때문에 기업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졌다는 분석이다. 보통 기관투자가들은 단기간에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 공모가를 상향 조정한다. 상장 직후 매각에 나서기 위해서다.

개인투자자들이 섣불리 ARM에 투자하게 되면 단기간에 손실을 볼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개인이 기관보다 개별 종목을 오래 보유하고 있어서다. 기관투자가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 손실을 모두 개인이 떠안을 수 있다.

실제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이 지난 4년간 미국 시장에서 이뤄진 상위 10개(규모 기준) IPO를 분석한 결과 공모 첫날 평균 47%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개장 직후 매수한 기관투자가들의 손실률도 평균 18%에 달했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주식 시장에서 개별 주식을 매수하는 건 보통 공모가에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는 것과 같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공모주보다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매수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시작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