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버스發 전세버스 피해액 160억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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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수학여행 취소 1703건…소송전 돌입
전국 1617개 업체 손실 '눈덩이'
시·도 교육청 상대 손배소 나서
뒤늦게 대응 나선 교육부
"문제 생기면 정부가 책임지겠다"
전세버스 이용 독려 나섰지만
교사, 소송 우려에 재추진 꺼려
전국 1617개 업체 손실 '눈덩이'
시·도 교육청 상대 손배소 나서
뒤늦게 대응 나선 교육부
"문제 생기면 정부가 책임지겠다"
전세버스 이용 독려 나섰지만
교사, 소송 우려에 재추진 꺼려
어린이통학버스(노란버스) 논란으로 인한 전세버스 계약 취소 피해액이 약 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소 건수는 전국적으로 1703건에 달했다. 초등학교 체험학습·수학여행 시 노란버스만 허용하는 조치를 둘러싼 정부 당국의 혼선이 관련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약 줄취소로 학생들의 바깥 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교육부 교육청 경찰청 등 관계당국은 뒤늦게 ‘사고 발생 시 교육청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12일 전세버스운송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약 1주일 동안 전국 1617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체험학습·수학여행 취소 현황을 파악한 결과 취소는 1703건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4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301건, 충남 200건, 인천 159건, 충북 102건, 경남 100건, 강원 79건, 전북 78건, 대전 60건, 울산 58건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으로 약 41억원이었다.
경기 40억5812만원, 서울 31억원, 인천 13억3998만원, 충북 7억7685만원, 경남 7억5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노란버스’ 사태 이후 관련 업계의 전국적 피해 규모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회는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17개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학교가 버스 이용 취소를 검토하고 있어 소송 진행 시점에는 피해 건수·액수가 조금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발생한 피해를 수습할 길이 없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소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교육부 등 정부당국은 지난 8일 뒤늦게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11일부터 일선 학교에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한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의 법적 책임은 교육청에 있음을 알린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해도 일선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이 지난 7월 25일 교육부 등에 ‘현장체험학습 등에 전세버스를 운행할 때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를 준수해 달라’고 요청한 지 46일 만에 나온 대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험학습 줄취소 사태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체험학습 줄취소 사태가 벌어진 뒤에 나온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강일동의 S전세버스업체는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에도 계약을 취소한 학교 중 다시 가겠다는 곳은 없다”며 “조금만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줄취소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선 교사들도 취소한 현장체험학습을 다시 추진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경기 용인 S초등학교의한 교사는 “통제가 어려운 바깥 활동은 자칫 방심했다가 소송전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아무리 교육청이 참여를 독려해도 밖으로 안 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진행한 현장체험학습 관련 긴급 설문조사(1만2154명)에서 응답자의 약 30.6%가 ‘현장체험학습 중 일어난 일로 민원, 고소·고발 경험이 있거나 학교 또는 동료가 이를 겪었다’고 답했다. 체험학습과 관련해선 97.3%가 ‘민원, 고소·고발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정확히 어떤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어 교사들이 여전히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철오/안정훈 기자 cheol@hankyung.com
계약 줄취소로 학생들의 바깥 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교육부 교육청 경찰청 등 관계당국은 뒤늦게 ‘사고 발생 시 교육청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12일 전세버스운송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약 1주일 동안 전국 1617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체험학습·수학여행 취소 현황을 파악한 결과 취소는 1703건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4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301건, 충남 200건, 인천 159건, 충북 102건, 경남 100건, 강원 79건, 전북 78건, 대전 60건, 울산 58건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으로 약 41억원이었다.
경기 40억5812만원, 서울 31억원, 인천 13억3998만원, 충북 7억7685만원, 경남 7억5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노란버스’ 사태 이후 관련 업계의 전국적 피해 규모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회는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달 17개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학교가 버스 이용 취소를 검토하고 있어 소송 진행 시점에는 피해 건수·액수가 조금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발생한 피해를 수습할 길이 없어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소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교육부 등 정부당국은 지난 8일 뒤늦게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11일부터 일선 학교에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한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의 법적 책임은 교육청에 있음을 알린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해도 일선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이 지난 7월 25일 교육부 등에 ‘현장체험학습 등에 전세버스를 운행할 때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를 준수해 달라’고 요청한 지 46일 만에 나온 대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험학습 줄취소 사태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체험학습 줄취소 사태가 벌어진 뒤에 나온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강일동의 S전세버스업체는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에도 계약을 취소한 학교 중 다시 가겠다는 곳은 없다”며 “조금만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줄취소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선 교사들도 취소한 현장체험학습을 다시 추진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경기 용인 S초등학교의한 교사는 “통제가 어려운 바깥 활동은 자칫 방심했다가 소송전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아무리 교육청이 참여를 독려해도 밖으로 안 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진행한 현장체험학습 관련 긴급 설문조사(1만2154명)에서 응답자의 약 30.6%가 ‘현장체험학습 중 일어난 일로 민원, 고소·고발 경험이 있거나 학교 또는 동료가 이를 겪었다’고 답했다. 체험학습과 관련해선 97.3%가 ‘민원, 고소·고발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정확히 어떤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어 교사들이 여전히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철오/안정훈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