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예술 할 수 있는 사람이길"…이진아의 속마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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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진아 인터뷰
13일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 발매
"5년만 정규 앨범, 모든 곡이 나의 이야기"
"도시에서 느끼는 슬픔·기쁨·외로움 등 담겨"
"성장 압박감에 지난해 슬럼프 겪어"
"포기 않고 걸어온 10년, 칭찬해주고파"
13일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 발매
"5년만 정규 앨범, 모든 곡이 나의 이야기"
"도시에서 느끼는 슬픔·기쁨·외로움 등 담겨"
"성장 압박감에 지난해 슬럼프 겪어"
"포기 않고 걸어온 10년, 칭찬해주고파"
"작년에는 '내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막막했거든요. 그런 기분은 이제 확실히 많이 치유됐어요. 지금은 감사함이 크고, 더 달려갈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온 가수 이진아의 미소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는 듯했다. 독특한 음색, 상상력으로 가득 찬 노랫말, 아기자기한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아온 그는 총 12곡이 수록된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을 13일 오후 6시에 발매한다. 가수라는 단편적인 말보다는 창작자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리는 이진아는 5년간 어떠한 것들을 보고, 듣고, 느꼈을까.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도시'다. 이진아는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을 통해 친숙하지만 무섭고, 거대하지만 동시에 공허한 세계의 내면을 세밀하게 관찰해내며 저마다의 서사를 지닌 채 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속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질 예정이다.
곡을 하나씩 만들고 보니 '도시'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진아는 "도시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슬픔과 기쁨, 외로움, 그런 것들을 담은 앨범"이라면서 "앨범명을 '도시의 속마음'이라고 했지만 '이진아의 속마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모든 곡이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해다.
타이틀곡은 '미스터리 빌리지(Mystery Village)'와 '도시의 건물' 두 개다.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이진아는 "솔직히 한 곡만 하기엔 너무 아쉬웠다. 두 곡을 해야 앨범 전곡 중 두 곡이라도 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며 웃었다.
'미스터리 빌리지'는 눈과 귀가 먼 채 중요한 것을 잃고 살아가는 도시를 그려낸 곡이다.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듯 긴장감 넘치게 튀어 오르는 베이스와 드럼, 섬세하고도 웅장한 피아노 솔로 파트가 인상적이다. 도시의 현실을 차갑고 냉철하게 표현하다가 이내 '소녀'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서사 및 분위기의 반전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도시의 건물'에는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를 두렵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성숙하게 받아들이려는 용기가 담겼다. 오늘도 빽빽한 빌딩 숲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만의 즐거운 도시를 건축하자는 따듯한 제안을 건넨다. 자아 성찰적 가사에 살포시 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이진아는 "'미스터리 빌리지'는 상상 속의 도시를 표현한 거고, '도시의 건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의 도시를 얘기한 것"이라면서 "앨범이 말하는 도시는 각자가 사는 환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성의 영역인 음악에 '건축'이라는 말이 들어간 점은 생소하면서도 흥미롭다. 이진아는 "건축·도시 같은 거나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면서 "난 이렇게 작은데 건축물은 엄청나게 크지 않냐. 건축하는 사람들이 멋있게 보이더라. 건축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이라고 밝혔다.
본인이 느낀 도시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묻자 "사람들이 많고, 직업이 다양하고, 할 일도 많고, 놀거리와 재밌는 게 많은 곳이면서 동시에 서로 상처도 받고 슬프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는 다양한 감정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가벼운 감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이진아는 슬럼프를 겪은 후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작년쯤에 멋있는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조금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 잘 안되더라. 원래 힘을 주면 더 잘 안되지 않느냐"고 고백했다.
침잠된 그를 꺼내준 건 미국으로 떠난 50일간의 여정이었다. 이진아는 "뉴욕에 50일간 있었다"면서 "여행을 다녀오니 '하루하루가 선물인데 왜 부담을 갖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부담감을 내려놓고, 나의 부족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걸 해보자며 시선을 바꿨더니 쓰던 노래들도 좋게 들리더라. 그렇게 앨범을 완성하게 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슬럼프) 극복을 잘하고 앨범을 만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여행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하자 "공연을 봤는데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드럼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할아버지 드러머에게서 느껴지는 솔이 있었다. 너무 멋있더라. 거기서 '내가 뭐라고 슬럼프를 겪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진아는 "부담 갖지 말고 살아온 것처럼 살자는 게 여행의 키포인트, 깨달음이었던 것 같다"며 "여행을 갔다 온 뒤 앨범을 만들면서 목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선물처럼 소중하게 여기자고 생각했다. 체력적으로는 힘든 적도 있었지만 심적으로는 되게 즐겁고 재밌게 작업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외에 눈에 띄는 건 이효리, 이상순이 참여한 12번 트랙 '말'이다. 이진아와 이효리와 듀엣하고, 이상순이 기타 연주를 더한 노래다.
이진아는 "원래 차분한 피아노 반주에 나 혼자 부르려고 했던 곡이다. 그런데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연히 운전하고 가다가 갑자기 이효리 선배님이 노래를 불러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울리고 또 사람들이 힐링 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선배님과 같이하나' 싶어서 생각을 접었다"고 전했다.
그런 이진아의 마음에 재차 불을 지른 건 이효리의 댓글이었다. 이진아는 "이효리 선배님이 내 연주 영상에 '노래가 되게 좋다. 영혼을 울린다'는 댓글을 남겨주셨다.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용기가 샘솟아 이효리 선배님께 카톡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앨범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아서 빨리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요즘 '말'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었다고 해주시더라. 같이 해보자고 화답해주셔서 바로 제주도로 내려가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녹음 과정을 떠올리며 이진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어울리더라.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효리 선배님이 열심히 해주셨다. 난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원하는 거 없냐고 물어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2013년 1집 앨범 '보이지 않는 것'을 발매한 이후 올해로 활동한 지 딱 10년이 됐다. 이진아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이라고 하니까 내가 좀 더 큰 것 같고 대견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큰 발걸음은 아니었지만 계속 걸어왔다는 걸 칭찬해주고 싶다. 엄청난 사람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곡을 쓰고, 연습하고, 그렇게 살아왔다는 게 멋진 것 같다.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던 것, 똑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 칭찬해주고 싶은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진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목소리다. 청아하고 깨끗하면서도 어딘가 조심스러운 그의 목소리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특색이다. 이는 강점이기도 하지만 리스너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진아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진아는 "서른 살이 넘어서도 이 목소리라면 노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목소리를 바꾸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는데 안 되더라. 불편한 느낌이었다"면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무 살·스물한 살 때와 지금 노래하는 걸 비교해 들으면 목소리가 미세하게 바뀌었다. 성숙해졌고, 어른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노래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2015년 SBS 'K팝스타4' 출연 이후 줄곧 함께해 온 소속사 안테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진아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잘 이해해 준다. 물론 생각이 100% 맞는다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내가 계산적이고 치밀한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회사에서 챙겨주는 부분이 있다.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게 있었지만 그래도 음악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가 한 번 검수하고 세상에 나가는 게, 필터를 더 거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끝으로 대중에게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느끼는 걸 음악으로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멋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직은 힘이 들어가서 잘 안되는 게 있거든요. 힘 빼고 멋있게 예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정말 좋겠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5년 만에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온 가수 이진아의 미소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는 듯했다. 독특한 음색, 상상력으로 가득 찬 노랫말, 아기자기한 멜로디로 큰 사랑을 받아온 그는 총 12곡이 수록된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을 13일 오후 6시에 발매한다. 가수라는 단편적인 말보다는 창작자라는 명칭이 더 잘 어울리는 이진아는 5년간 어떠한 것들을 보고, 듣고, 느꼈을까.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도시'다. 이진아는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을 통해 친숙하지만 무섭고, 거대하지만 동시에 공허한 세계의 내면을 세밀하게 관찰해내며 저마다의 서사를 지닌 채 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속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질 예정이다.
곡을 하나씩 만들고 보니 '도시'라는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진아는 "도시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슬픔과 기쁨, 외로움, 그런 것들을 담은 앨범"이라면서 "앨범명을 '도시의 속마음'이라고 했지만 '이진아의 속마음'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모든 곡이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해다.
타이틀곡은 '미스터리 빌리지(Mystery Village)'와 '도시의 건물' 두 개다.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이진아는 "솔직히 한 곡만 하기엔 너무 아쉬웠다. 두 곡을 해야 앨범 전곡 중 두 곡이라도 들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며 웃었다.
'미스터리 빌리지'는 눈과 귀가 먼 채 중요한 것을 잃고 살아가는 도시를 그려낸 곡이다.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듯 긴장감 넘치게 튀어 오르는 베이스와 드럼, 섬세하고도 웅장한 피아노 솔로 파트가 인상적이다. 도시의 현실을 차갑고 냉철하게 표현하다가 이내 '소녀'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서사 및 분위기의 반전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도시의 건물'에는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를 두렵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성숙하게 받아들이려는 용기가 담겼다. 오늘도 빽빽한 빌딩 숲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만의 즐거운 도시를 건축하자는 따듯한 제안을 건넨다. 자아 성찰적 가사에 살포시 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이진아는 "'미스터리 빌리지'는 상상 속의 도시를 표현한 거고, '도시의 건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의 도시를 얘기한 것"이라면서 "앨범이 말하는 도시는 각자가 사는 환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성의 영역인 음악에 '건축'이라는 말이 들어간 점은 생소하면서도 흥미롭다. 이진아는 "건축·도시 같은 거나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면서 "난 이렇게 작은데 건축물은 엄청나게 크지 않냐. 건축하는 사람들이 멋있게 보이더라. 건축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이라고 밝혔다.
본인이 느낀 도시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묻자 "사람들이 많고, 직업이 다양하고, 할 일도 많고, 놀거리와 재밌는 게 많은 곳이면서 동시에 서로 상처도 받고 슬프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는 다양한 감정들이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가벼운 감정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이진아는 슬럼프를 겪은 후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작년쯤에 멋있는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조금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더 잘 안되더라. 원래 힘을 주면 더 잘 안되지 않느냐"고 고백했다.
침잠된 그를 꺼내준 건 미국으로 떠난 50일간의 여정이었다. 이진아는 "뉴욕에 50일간 있었다"면서 "여행을 다녀오니 '하루하루가 선물인데 왜 부담을 갖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부담감을 내려놓고, 나의 부족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은 걸 해보자며 시선을 바꿨더니 쓰던 노래들도 좋게 들리더라. 그렇게 앨범을 완성하게 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슬럼프) 극복을 잘하고 앨범을 만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여행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하자 "공연을 봤는데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지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드럼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할아버지 드러머에게서 느껴지는 솔이 있었다. 너무 멋있더라. 거기서 '내가 뭐라고 슬럼프를 겪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진아는 "부담 갖지 말고 살아온 것처럼 살자는 게 여행의 키포인트, 깨달음이었던 것 같다"며 "여행을 갔다 온 뒤 앨범을 만들면서 목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선물처럼 소중하게 여기자고 생각했다. 체력적으로는 힘든 적도 있었지만 심적으로는 되게 즐겁고 재밌게 작업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외에 눈에 띄는 건 이효리, 이상순이 참여한 12번 트랙 '말'이다. 이진아와 이효리와 듀엣하고, 이상순이 기타 연주를 더한 노래다.
이진아는 "원래 차분한 피아노 반주에 나 혼자 부르려고 했던 곡이다. 그런데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연히 운전하고 가다가 갑자기 이효리 선배님이 노래를 불러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울리고 또 사람들이 힐링 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선배님과 같이하나' 싶어서 생각을 접었다"고 전했다.
그런 이진아의 마음에 재차 불을 지른 건 이효리의 댓글이었다. 이진아는 "이효리 선배님이 내 연주 영상에 '노래가 되게 좋다. 영혼을 울린다'는 댓글을 남겨주셨다. '이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용기가 샘솟아 이효리 선배님께 카톡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앨범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아서 빨리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요즘 '말'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었다고 해주시더라. 같이 해보자고 화답해주셔서 바로 제주도로 내려가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녹음 과정을 떠올리며 이진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 어울리더라.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효리 선배님이 열심히 해주셨다. 난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원하는 거 없냐고 물어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2013년 1집 앨범 '보이지 않는 것'을 발매한 이후 올해로 활동한 지 딱 10년이 됐다. 이진아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흘렀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이라고 하니까 내가 좀 더 큰 것 같고 대견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큰 발걸음은 아니었지만 계속 걸어왔다는 걸 칭찬해주고 싶다. 엄청난 사람이 되진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곡을 쓰고, 연습하고, 그렇게 살아왔다는 게 멋진 것 같다.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던 것, 똑같은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 칭찬해주고 싶은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진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목소리다. 청아하고 깨끗하면서도 어딘가 조심스러운 그의 목소리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특색이다. 이는 강점이기도 하지만 리스너들의 호불호를 가르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진아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진아는 "서른 살이 넘어서도 이 목소리라면 노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목소리를 바꾸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는데 안 되더라. 불편한 느낌이었다"면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스무 살·스물한 살 때와 지금 노래하는 걸 비교해 들으면 목소리가 미세하게 바뀌었다. 성숙해졌고, 어른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노래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2015년 SBS 'K팝스타4' 출연 이후 줄곧 함께해 온 소속사 안테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진아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잘 이해해 준다. 물론 생각이 100% 맞는다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내가 계산적이고 치밀한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회사에서 챙겨주는 부분이 있다.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게 있었지만 그래도 음악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가 한 번 검수하고 세상에 나가는 게, 필터를 더 거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끝으로 대중에게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느끼는 걸 음악으로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멋있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직은 힘이 들어가서 잘 안되는 게 있거든요. 힘 빼고 멋있게 예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정말 좋겠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