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켄스탁
버켄스탁
지난해 고금리로 둔화하던 미국 자본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비롯해 독일 신발 브랜드 버켄스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달아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이다. 18개월간의 침체가 끝나고 상장 열기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버켄스탁은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관련 증권신고서(F-1)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오는 10월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주식을 상장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버켄스탁의 최대 주주인 카터튼 파트너스는 10월 9일부터 일주일 내로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1774년 설립돼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버켄스탁은 독일에선 '국민 샌들'로 불린다. 버켄스탁은 1966년 미국에 진출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용하던 신발로 유명하다. 실리콘밸리에서 널리 확산하며 누구나 쉽게 착용하는 샌들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셀린과 지방시 등과 공동 제품을 내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데 집중했다.

시장에선 버켄스탁의 기업가치가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모펀드(PEF) 운영사 카터튼 파트너스와 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지원하는 사모펀드 등이 버켄스탁에 투자한 지 2년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뛴 것이다. 상장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간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난 18개월간 소식이 뜸했던 미국 IPO 시장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기업들이 IPO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올 들어 주식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 증시에 도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ARM을 비롯해 미국의 인스타카트, 마케팅 자동화 스타트업 클라비요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의 VNG 등도 나스닥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IPO 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건 최근 미국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신만 뒤처지는 듯한 두려움에 추격 매수하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지며 지난 1년 반 동안 얼어있었던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