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기 中 '손절'한 투자자들…'뭉칫돈' 들고 몰려간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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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위기가 美 상업용 부동산 위기 잠재워"
中 증시서 빠져나온 투자 자금 美 기술주로 옮겨가
中 증시서 빠져나온 투자 자금 美 기술주로 옮겨가
중국에서 불거진 부동산 위기로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빠져나온 대량의 투자 자금이 미국의 대형 기술주로 유입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총 6780억달러(약 902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 2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월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분의 1이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시스템적 크레딧 이벤트”를 일으킬 수 있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응답 비율은 전월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크레딧 이벤트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환 유예 등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사건을 뜻한다. 2021년 헝다(에바그란데)에 이어 올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까지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연쇄 디폴트 위기에 놓이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4일 2250만달러(약 299억원)어치의 채권 이자를 지급한 데 이어 총 108억위안(약 2조원) 규모의 채권 8종 중 6종에 대한 만기 연장에도 성공하며 헝다와 같은 처지에 이르진 않았다. 그러나 12개월 내 만기가 차는 채권 규모가 여전히 1087억위안(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 전체의 약 4분의 1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이다. 중국 주식 거래 현황에 대한 질문엔 응답자 5분의 1 이상이 “‘공매도’가 가장 인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본토 주식 매도 규모는 900억위안(약 16조4000억원)으로, 2016년 이후 최대였다.
중국 증시를 탈출한 투자 자금은 대부분이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BoA에 따르면 미국 주식에 대한 펀드 매니저들의 포지션은 지난달 22% 순비중축소(net underweight)에서 7% 순비중확대(net overweight)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BoA는 특히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롱(매수)포지션이 급감한 데 대해 “상대적 익스포저(위험 노출) 측면에서 극적인(dramatic) 변화”라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중국 경제 전체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한 채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고, 향후 12개월 내로 경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시장에선 현재 중국 경제가 강한 봉쇄 정책이 취해졌던 팬데믹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개인 소득세 공제액 인상, 생애 첫 주택 매수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 등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쏟아 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바주카포(대형 화력을 가진 경제 정책을 빗대는 말)’와 같은 ‘한 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BoA 조사에서 중국 정부가 국채 발행 등을 동반한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절반가량만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고 봤고, 15%는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정책이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총 6780억달러(약 902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 2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월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분의 1이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시스템적 크레딧 이벤트”를 일으킬 수 있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응답 비율은 전월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크레딧 이벤트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환 유예 등 채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사건을 뜻한다. 2021년 헝다(에바그란데)에 이어 올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까지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연쇄 디폴트 위기에 놓이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4일 2250만달러(약 299억원)어치의 채권 이자를 지급한 데 이어 총 108억위안(약 2조원) 규모의 채권 8종 중 6종에 대한 만기 연장에도 성공하며 헝다와 같은 처지에 이르진 않았다. 그러나 12개월 내 만기가 차는 채권 규모가 여전히 1087억위안(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 전체의 약 4분의 1을 책임지는 기간산업이다. 중국 주식 거래 현황에 대한 질문엔 응답자 5분의 1 이상이 “‘공매도’가 가장 인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본토 주식 매도 규모는 900억위안(약 16조4000억원)으로, 2016년 이후 최대였다.
중국 증시를 탈출한 투자 자금은 대부분이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BoA에 따르면 미국 주식에 대한 펀드 매니저들의 포지션은 지난달 22% 순비중축소(net underweight)에서 7% 순비중확대(net overweight)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BoA는 특히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롱(매수)포지션이 급감한 데 대해 “상대적 익스포저(위험 노출) 측면에서 극적인(dramatic) 변화”라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중국 경제 전체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한 채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고, 향후 12개월 내로 경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시장에선 현재 중국 경제가 강한 봉쇄 정책이 취해졌던 팬데믹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개인 소득세 공제액 인상, 생애 첫 주택 매수자 대상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 등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한 일련의 정책들을 쏟아 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바주카포(대형 화력을 가진 경제 정책을 빗대는 말)’와 같은 ‘한 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BoA 조사에서 중국 정부가 국채 발행 등을 동반한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절반가량만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고 봤고, 15%는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정책이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