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사진=하이브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사진=하이브
하이브에서 진행하는 '드림아카데미'에 12만명의 지원자가 몰리고, 팬 투표에 119만표가 쏟아지면서 이를 통해 탄생한 신생 그룹에도 이목이 쏠린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는 방송사 편성 없이 팬덤 라이프 플랫폼 위버스(Weverse)와 유튜브를 통해서만 진행된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것에 대해 K팝 장르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루미네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트리밍(음원+영상) 기준 음원의 언어 비중에서 한국어는 3.1%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80억 인구 중 한국어를 쓰는 인구의 비율이 0.6%임을 감안하면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K팝이 지정학적 의미를 넘어 하나의 인기 있는 음악 장르로 정착한 상황에서 K팝 아티스트를 선발한다고하자 참가자가 몰렸다고 분석한다.

이번 경연에 참여한 아르헨티나 출신 셀레스테는 자기소개 영상에서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관람했던 후기를 들려주며 "K-팝을 처음 접하고 감명받았다. 언젠가 나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하이브 관계자는 "해외에서 K-팝 커버 댄스 행사가 열리면 수만 명이 몰릴 정도로 잠재적인 K-팝 스타 지망생들이 많았다"며 "드림아카데미가 수많은 예비 스타들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사진=하이브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가 진행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사진=하이브
K팝 시스템에 대한 호기심으로도 풀이된다. 하이브를 비롯한 K팝 엔터테인먼트사들은 가능성 높은 유망주를 발굴해 전문가들의 지도하에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쳐, 보컬·댄스부터 인성 교육까지 '완성형 아이돌'로 길러낸다. 이어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제작된 앨범으로 데뷔시키고, 팬덤이 형성될 수 있는 커뮤니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을 제공한다. 다른 팝 장르나,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제작 시스템 덕분에 K-팝은 단순히 음악이라는 콘텐츠가 아닌 하나의 문화이자 방법론으로 확대됐다. 참가자가 몰린 현상은 이런 방법론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신뢰감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팝의 확장성과 결집성도 관심을 끄는 요소다. K팝의 전체 글로벌 음악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아직 낮지만, 다양한 세대와 인종을 결집할 수 있는 콘텐츠로써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블랙핑크 리사는 태국, 트와이스 모모와 미나, 사나는 일본, 쯔위는 대만 출신이지만 K팝 시스템에 따라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해 한국어로 된 노래를 부르는 K팝 아이돌이 됐다. 브라질 참가자 사마라는 "피부색이나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며 K-팝 스타가 되는 데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다양성을 포용하는 시대적 흐름과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음악과 퍼포먼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해외 젊은 층의 정서가 드림아카데미와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며 "앞으로 공개될 미션 퍼포먼스 등 영상은 이런 글로벌 트렌드를 만족시키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