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항의성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항의성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대전 40대 교사 A씨가 아동학대로 고소되기 전 '학폭 가해자'로 몰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신고까지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B씨는 2019년 12월 2일 "교사 A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B씨는 A교사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혼내는 등의 행위가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같은 달 12일 학폭위를 열었다. 학폭위는 B씨 자녀에게는 심리상담 조처를 내렸지만, A 교사에 대해서는 '해당 없음' 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학폭위는 학생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 등에 대해 처분을 내린다. 때문에 성인인 교사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시 B씨는 A교사가 학폭위 처분 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신고를 강행하면서 분리 조치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다시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아 결국 경찰에 신고까지 했고 A 교사는 10개월간의 수사기관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 남편은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왔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며 "저 역시 이를 지켜보면서도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