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항의 중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항의 중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끌려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꺼내 들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는 막말을 들은 데 이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태 의원이 야당 의원들의 '쓰레기'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며 13일 태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13일 더불어민주당 한 실무자가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더불어민주당 한 실무자가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태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제1야당을 적대세력이라고 비난하고 단식 중인 제1야당 대표를 찾아가서 행패에 가까운 소란을 하고 갔다"며 태 의원 제소 방침을 밝혔다.

송 원내수석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태 의원을 싸잡아 "두 분의 말과 행동에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의견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적대시하면 공동체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며 "태 의원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징계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지난 7일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정부질문 도중 자신에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고 한 박영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출당과 제명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태 의원은 "빨갱이, 북한에서 온 쓰레기, 공산당 부역자란 말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할 수 있느냐"라며 항의하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끌려 나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징계안 제출에 "당 대표 심기 경호용 징계안"이라고 날을 세웠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이제는 하다 하다 단식쇼 중인 당 대표 심기 경호용 징계안까지 제출한다는 민주당"이라며 "태영호 의원이 도대체 어떤 행패를 부렸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박영순 의원의 막말에 당 차원에서 조치해달라는 의사를 전하러 간 태영호 의원을, 도리어 몰아세우고 밀쳐낸 건 민주당 의원들 아니었나"라며 "'쓰레기'라는 막말도 모자라 민주당 관련 인사들이 단체로 '공산주의자','빨갱이' 등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은 것이야말로 폭력, 집단린치"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 단식쇼장이 마치 신성불가침 구역이라도 되는 듯 궤변을 늘어놓으며 징계를 운운하니, 절대왕정 시대에 왕을 모시며 심기 보좌하는 호위무사의 모습을 보는듯하다"며 "이 대표 심기를 보좌하기 전에 국민 심기부터 살피시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국민의힘 역시 태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칭한 박영순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한 상태다. 장동혁 원내대변인과 정경희 원내부대표는 지난 8일 국회 의안과를 찾아 '국회의원 품위 유지 위반'을 사유로 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안 발의에는 당 소속 의원 21명이 참여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