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운전면허증에 경찰청장 직인이 찍혀있죠? 경찰청장이 나한테 발급해준 겁니까? 나한테 운전면허증 발급해준 사실 아나요? 그것은 아랫사람들에게 위임했고, 전결권에 따라 서명하면 관인은 저절로 찍히게 되는 건데, 관인이 찍혔다고 해서 도지사가 결재했다는 의미는 아니죠."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관련 12일 수원지검에 재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시간 40여분 만에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검찰이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조사에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는 '방북 등을 추진한 것은 맞으나 불법적으로 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박 변호사는 '대북 송금이나 도지사 방북 추진 관련 (이 대표가) 결재한 문건이 있어도 몰랐다는 거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운전면허증에 경찰청장 직인 있으면 청장이 발급해 주는 것이냐"며 "아랫사람에게 위임했고 전결권에 따라 서명하면 관인 찍히는데 이것이 도지사가 결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알면서 왜곡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정혁진 변호사는 13일 채널A '돌직구쇼'에 출연해 "관인 찍혀 있는 게 결재 의미는 아니라는 말은 그야말로 억지다"라고 일축했다.

정 변호사는 "경기도 입장에서 방북 추진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그렇게 중요한 일을 도지사 모르게 진행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 "운전면허증과 경기도 운명 바꿀 수 있는 저 중요한 결재문서를 나는 몰랐다고 하는 건 억지다"라고 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변인을 한 입장에서 보면 그땐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유엔 차원의 압박이 심했던 시대인데 중앙정부도 못 하는 일을 지방정부가 어떻게 하나"라며 "그때 이 대표가 그런 일을 하려 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수석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압박과 제재가 심한 상황에서도 뭔가 자기 역할을 하려는 개인적 욕심 있었을 것이다"라며 "황당하다고 하는 이 대표의 입장이 이해된다. 이 전 부지사가 무리해서 진행했을 순 있지만 도지사가 불가능한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황상 황당하다고 생각할만하다"고 두둔했다.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 뉴스나이트에 출연해 "운전면허증 비유는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이 전 부지사가 중국과 태국에 출장을 두 차례 이상 갔지 않나. 가서 거기서 북한 관계자를 만나서 이재명 당시 도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밑에 있는 부지사가 더군다나 해외 출장을 두 차례 이상 다녀오는데 도지사가 그걸 전혀 몰랐다는건 경기 도정이 그렇게 허술하게 운영됐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지 아무리 들어도 좀 억지스럽게 들린다"고 말했다.

윤재관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인도적인 대북지원사업을 추진한 건 맞다. 그러나 김성태를 시켜서 방북 비용을 대납시킨 것은 분명히 아니고 그러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라며 "모든 행정적인 서류에는 위임 전결 규정이 있다. 그 모든 것을 지사가 그리고 위임 전결 규정의 최고 책임자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주도했다고 하는건 어불성설이다"라고 반박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