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사나 리니우 "러시아 음악은 세계 유산…연주 막으면 안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뷰 - 지휘자 옥사나 리니우
우크라이나 대표 마에스트라
17일 예술의전당서 러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등 지휘
"라흐마니노프가 살아있다면
푸틴이 일으킨 전쟁 반대했을 것"
우크라이나 대표 마에스트라
17일 예술의전당서 러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등 지휘
"라흐마니노프가 살아있다면
푸틴이 일으킨 전쟁 반대했을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 연주를 금지하는 움직임에 반대합니다. 그 음악은 더 이상 러시아 것이 아니라 세계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푸틴의 것은 더더욱 될 수 없죠.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푸틴에 반대했을 겁니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는 카랑카랑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주인공은 우크라이나의 대표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우(45).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금녀(禁女)의 벽’을 잇따라 허문 지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259년 역사상 첫 여성 음악감독,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145년 역사상 1호 여성 지휘자 등 굵직한 기록을 세워서다.
이런 리니우가 방한한 건 오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을 이끌기 위해서다. 레퍼토리에는 그의 소신에 따라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하차투리안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러시아 작품이 포함됐다. 리니우는 여기에 우크라이나 음악을 섞었다. 공연의 포문을 여는 우크라이나 작곡가 예브게니 오르킨의 ‘밤의 기도’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그에게 각별하다. 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음악일 뿐 아니라 리니우가 2016년 창단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난 3월 독일 베를린에서 초연한 곡이어서다. 악단은 13∼23세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리니우는 “단원 중에 아버지가 전사하거나 집이 폭격당하는 등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며 “음악 교육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위험에 처한 어린 단원들을 대피시키고 지원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리니우는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을 이렇게 풀어냈다. “예술은 단순한 오락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이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에 대한 성찰이 담길 때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예술에 담깁니다.”
리니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이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그래도 ‘러브콜’을 많이 받았는데,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그를 찾는 수요마저 생겨서다. 리니우는 베르디 페스티벌, 레스피기 페스티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 등을 앞두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리니우가 빼놓지 않는 일이 있다. 여성 지휘자들을 챙기는 일이다.
“음악원에서 공부할 때 여성 지휘자는 저뿐이었어요. 지금은 성공한 여성 지휘자를 많이 만나지만 그때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독일에서 함께 공부한 지휘자 김은선(현 미국 샌프란시스코오페라 음악감독) 정도 빼면요. 실력 있는 여성 지휘자들이 세계무대에서 더 많이 활약할 수 있도록 저도 힘쓸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젊은 여성 부지휘자를 적극 발굴하고 키울 겁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는 카랑카랑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주인공은 우크라이나의 대표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 옥사나 리니우(45).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금녀(禁女)의 벽’을 잇따라 허문 지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립극장 259년 역사상 첫 여성 음악감독,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145년 역사상 1호 여성 지휘자 등 굵직한 기록을 세워서다.
이런 리니우가 방한한 건 오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을 이끌기 위해서다. 레퍼토리에는 그의 소신에 따라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하차투리안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러시아 작품이 포함됐다. 리니우는 여기에 우크라이나 음악을 섞었다. 공연의 포문을 여는 우크라이나 작곡가 예브게니 오르킨의 ‘밤의 기도’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그에게 각별하다. 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음악일 뿐 아니라 리니우가 2016년 창단한 우크라이나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함께 지난 3월 독일 베를린에서 초연한 곡이어서다. 악단은 13∼23세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리니우는 “단원 중에 아버지가 전사하거나 집이 폭격당하는 등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며 “음악 교육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위험에 처한 어린 단원들을 대피시키고 지원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리니우는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을 이렇게 풀어냈다. “예술은 단순한 오락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이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에 대한 성찰이 담길 때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예술에 담깁니다.”
리니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이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안 그래도 ‘러브콜’을 많이 받았는데,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그를 찾는 수요마저 생겨서다. 리니우는 베르디 페스티벌, 레스피기 페스티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 등을 앞두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리니우가 빼놓지 않는 일이 있다. 여성 지휘자들을 챙기는 일이다.
“음악원에서 공부할 때 여성 지휘자는 저뿐이었어요. 지금은 성공한 여성 지휘자를 많이 만나지만 그때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독일에서 함께 공부한 지휘자 김은선(현 미국 샌프란시스코오페라 음악감독) 정도 빼면요. 실력 있는 여성 지휘자들이 세계무대에서 더 많이 활약할 수 있도록 저도 힘쓸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젊은 여성 부지휘자를 적극 발굴하고 키울 겁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