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제이슨 트레너트 스트레타가스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 에드 하이먼 에버코어ISI 회장,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글로벌 시장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솔 기자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제이슨 트레너트 스트레타가스 최고경영자(CEO·왼쪽부터), 에드 하이먼 에버코어ISI 회장,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글로벌 시장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이솔 기자
“미·중 대립에서 방산과 에너지를 주목해야 합니다.”(제이슨 트레너트 스트레타가스 최고경영자·CEO)

“하이일드(고금리) 채권, 부동산 선순위 채권에서 투자 기회가 올 것입니다.”(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13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의 글로벌마켓 세션에서 글로벌 투자 전문가들이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은 글로벌 주식과 채권부터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 대안을 제시했다.

○미국 경제 전망은 엇갈려

내년 미국 경제에 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그만큼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지금 미 증시는 경기 침체 이전의 강세장”이라며 “내년 5월께 미국 경제는 심각한 경기 침체, 최소한 경착륙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며 고용 감소, 유럽·중국 경기 침체 등이 미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해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는 “식료품, 에너지, 상품가격, 개인소비지출지수(PCE) 등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미 경기 둔화가 심각하지 않아 내년 연착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목표로 하는 2%대 인플레이션 달성 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달랐다. 하이먼 회장은 “내년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주거비가 크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1~2년 안에 2% 아래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즌그렌 전 총재도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금이 곧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봄께면 Fed 목표인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트레너트 CEO는 “노동시장 임금 인상 압력으로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어렵다”며 “Fed가 결국 인플레이션 목표를 2%에서 3%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화 해체로 인한 방위비 지출 증가, 연방 재정 적자, 임금 인상 등으로 구조적인 고물가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제성 CIO도 “임금 인상으로 인해 3%대 구조적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에 투자하라”

전문가들은 애플,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등 7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미국 주식시장은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윤 CIO는 “지금 미국 빅테크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며 “투자 매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 미 주식 상당 부분을 정리해 좀 더 수익률이 높은 자산군에 분산 투자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신 위기 상황에서 주목받는 기업 및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안전 부동산과 채권을 추천했다.

트레너트 CEO는 방산과 에너지기업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상황이 이어지며 세계적으로 방산 관련 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는 “스웨덴은 내년 방산 지출을 30% 늘리고, 일본도 13% 확대한다고 발표했다”며 “미·중 갈등이 점점 심해지며 이런 지출이 늘어나면 어느 기업이 혜택을 볼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트레너트 CEO는 “그동안 투자자에게 외면받은 정유 등 에너지기업도 저평가된 상태”라고 봤다. 그는 “유가 공급 감소 등으로 공급망 어려움이 커질수록 에너지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윤 CIO는 향후 3년 동안 채권 부문에서 좋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 대출이 어렵다 보니 국채와 금리차가 커진 단기 하이일드 채권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연 9% 이상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는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선순위 채권에서도 연 9~12%대 수익률이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선순위 채권은 원금 상실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투자자들이 외면해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윤아영/배태웅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