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중저가 라인업 보강한 '국산 보톡스 원조' 메디톡스, 왕좌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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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톡신제품 뉴럭스 시판승인…메디톡신 대체 전망
중저가‧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보해 행정소송 불확실성 완화
 사진=메디톡스
사진=메디톡스
메디톡스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초만 해도 경쟁사와의 소송에서 승기를 잡고, 업계 안에서 메디톡스에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 시장 안에서의 경쟁 우위가 주식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중저가 신제품 뉴럭스 허가 따른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 기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메디톡스는 2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들어 20.04%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의 배경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허용에 따른 보툴리눔톡신제제 및 필러 매출 증가 기대감과 지난달 말 이뤄진 신제품 뉴럭스의 시판허가입니다.
[마켓PRO] 중저가 라인업 보강한 '국산 보톡스 원조' 메디톡스, 왕좌 되찾을까
뉴럭스의 시판 허가는 단순히 품목 하나를 늘린 데 그치지 않습니다.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다시 채웠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100% 코어톡스와 이노톡스 판매로 전환했던 만큼, 뉴럭스 출시를 통해 중저가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메디톡스는 뉴럭스의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최신 제조공정을 적용해 생산 수율과 품질(순도)를 향상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수율을 높였다는 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뜻입니다.

메디톡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메디톡스는 과도한 가격 경쟁을 하지 않았지만, 연말에 뉴럭스를 출시한 뒤 이 제품에 대한 저가 정책을 펼쳐 국내 시장 장악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저가 경쟁에 나서는 자신감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인 코어톡스로부터 나왔을 겁니다. 코어톡스는 내성 문제를 완화한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된 경쟁 제품은 독일 멀츠의 제오민 뿐입니다. 또 메디톡스가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이노톡스도 있습니다.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한 이 시장 선도 기업으로, 톡신 관련 연구·개발(R&D) 역량은 가장 앞서 있습니다. 과거엔 시장 점유율도 가장 앞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디톡스가 균주 도용 의혹을 제기하며 경쟁사들을 압박하는 데 치중하다가 국내 시장 왕좌를 휴젤에 빼앗겼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 따른 라인업 붕괴 리스크도 완화

점유율만 잃은 게 아니었습니다. 균주 도용 의혹과 관련해 경쟁사와의 공방이 치열했던 2019~2020년 공교롭게 메디톡스의 약사법 위반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고, 이는 메디톡신, 코어톡스, 이노톡스에 대한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으로 이어졌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으로 이어진 이슈는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해 메디톡신을 생산(원액 바꿔치기)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수출용 메디톡신과 코어톡스의 국내 유통(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이노톡스에 대한 품목허가 및 변경허가 절차에 제출한 장기안정성시험 결과의 허위 작성(시험성적서 허위 작성) 등 3가지입니다.

메디톡스는 3건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응해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은 모두 대법원으로부터 인용돼 현재는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시간을 벌어둔 상태입니다.

3건의 행정소송 중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관련 행정소송의 1심에서 재판부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식약처가 항소했지만, 업계에서는 메디톡스의 승소를 점치는 시각이 상당합니다. 수출용 제품을 국내에 있는 수출상들에게 넘긴 건 당시 업계의 관행이었습니다.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 관련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면 코어톡스의 품목허가는 지킬 수 있게 됩니다.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관련 소송 이외 나머지 2개의 행정소송에서 모두 패소해 메디톡신과 이노톡스의 품목허가를 잃더라도, 중저가(뉴럭스)와 프리미엄(코어톡스)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저가 제품과 기능성이 추가된 프리미엄 제품 모두 상용화한 보툴리눔톡신 기업은 국내에서는 메디톡스가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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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제제 MT101090L로 해외 진출 잰걸음

이노톡스는 또 다른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보물질 MT10109L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메디톡스는 MT10109L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중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올해 안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MT10109L은 과거 보툴리눔톡신제제의 오리지널인 보톡스를 개발한 앨러간에 기술수출돼 미국에서 임상 3상까지 마쳤지만, 앨러간이 다국적제약사 애브비에 인수되며 개발‧상업화 권리가 반환된 바 있습니다. 메디톡스의 미국 허가 신청은 애브비로부터 받은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중동 지역 진출 모멘텀도 있습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사이언스파크와 현지에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공장 건설에 대한 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동건 연구원은 “중동의 보툴리눔톡신 시장은 할랄 인증 미획등에 따른 이슈가 맞물려 현재 약 2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성형 시술에 대해 중동 여성들의 63%가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보툴리눔톡신 및 필러 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