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전·월세 공급원인 등록임대주택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장기임대에 한해 제도 부활을 예고했지만, 국회에선 관련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공급 확대를 위해 단기임대 부활과 소형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기임대 부활' 법안 표류…등록임대주택 씨마른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새로 신고한 등록임대주택 물량은 2018년 35만 가구에서 꾸준히 감소해 2020년 28만 가구, 2021년 19만 가구에 이어 지난해 13만 가구에 그쳤다. 올해 역시 신규 등록임대 물량이 크게 줄어 부동산업계에선 10만 가구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고 물량 역시 매년 크게 줄어 2018년 212만 가구에서 2020년 153만 가구, 2021년 152만 가구에 이어 지난해 144만 가구로 감소했다.

민간 등록임대주택은 전·월세를 목적으로 민간 임대사업자가 신고한 주택이다. 비제도권에 있던 민간 임대주택을 제도권에 포함해 세입자 보호와 주택 공급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취지로 2017년 도입됐다. 당시 정부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임대인(집주인)에게 취득세·지방세 완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이유로 단기 건설·매입임대를 아예 폐지하고 장기 매입임대도 비아파트에 대해서만 허용하기로 하면서 공급이 크게 위축됐다. 당시 정부는 “등록임대 축소로 아파트 매물 유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 왜곡만 불렀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조치로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매물 잠김 현상만 가중됐다”며 “단기 매입임대가 폐지돼 건설사의 미분양 대응 능력과 임대주택 공급만 줄었다”고 했다.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자 정부는 지난해 말 ‘2023 경제정책방향’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에 대한 장기 매입임대 제도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관련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민간에선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단기임대를 부활하고 소형 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임대 활성화는 건설사의 미분양 부담 해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