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케미칼,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주가 14일 일제히 올랐다.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조정받은 반도체 전공정 업체에 주목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외국인·기관 폭풍매수

반도체 감산 효과에…소부장株 '불기둥'
14일 주성엔지니어링은 18.5% 오른 3만1700원에 마감했다. 한솔케미칼(10.36%), 유진테크(10.72%), 하나머티리얼즈(9.38%), 원익QNC(8.19%)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1.13%), SK하이닉스(3.12%)와 비교해 상승폭이 컸다. 한국거래소 KRX반도체지수는 3.16% 오르며 28개 KRX테마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주성엔지니어링(순매수액 126억원)과 원익IPS(99억원)를 집중 매수했다. 기관투자가는 한솔케미칼과 솔브레인을 각각 93억원, 53억원어치 사들였다. 원익QNC, 에스앤에스텍 등은 쌍끌이 매수세가 들어왔다.

삼성전자의 감산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에 주가가 반응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반도체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며 “4분기 말 공급 감소 가능성이 높아 고객사가 가격 인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회복은 업황의 구조적 개선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감산을 중단하고 증산에 나설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전공정 관련주 집중 수혜”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전공정 관련 업체는 지난 2년간 사실상 ‘수주 공백’을 겪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장 가동률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인공지능(AI) 테마를 타고 반도체 관련주가 폭등할 때도 증권가에선 소외받았다.

증권가는 이런 전공정 업체의 낙폭이 컸던 만큼 기대수익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도 대부분 전공정 업체로 몰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업황 회복을 앞두고 지금 가격에 매수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전공정 소재 분야에서는 한솔케미칼, 솔브레인, 원익머트리얼즈, 동진쎄미켐 등이 주요 기업이다. 전공정 부품업체로는 하나머티리얼즈. 원익QNC, 월덱스 등이 있다. 장비 분야에서는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유진테크, 테스 등이 주요 업체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 소재·부품 업체부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장비와 달리 소재와 부품은 즉각 투입된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