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원유 공급이 올해 남은 기간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미국의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2센트(0.36%) 하락한 배럴당 88.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IEA의 보고서에 전날보다 0.9% 오른 배럴당 89.64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원유재고가 5주 만에 증가했다는 소식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원유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함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원유 공급이 상당히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과 러시아의 수출 축소가 연말까지 연장됨에 따라 올해 4분기에 하루 110만배럴가량의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IEA의 설명이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예상한 올해 4분기 하루 330만 배럴의 공급 부족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으로 공급이 계속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를 떠받쳤다.

올해 IEA는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OPEC이 예상한 하루 240만배럴과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예상한 하루 180만배럴의 중간 수준이다.

IEA는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1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앞서 OPEC은 내년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거나 예상치에 부합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으로 반등할 것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위험 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8월 미국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올라 전달의 3.2% 상승을 웃돌았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3.6% 상승을 소폭 웃돈 것이다.

계절 조정 기준 8월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해 전달의 0.2% 상승보다 높아졌으나 시장의 예상에는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올라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전달의 4.7% 상승보다 둔화했다.

4.3%의 상승률은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근원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시장 예상치와 전달의 0.2% 상승은 웃돌았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경기침체 위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2년간 원유 수요가 크게 하향 조정되지 않은 점은 유가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선물 가격이 "과도하게 위쪽으로 올랐고, 기술적으로 일간 차트상 과매수 영역에 있어 차익실현에 시장이 취약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5주 만에 증가했다.

이날 발표된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95만5천배럴 늘어난 4억2천59만2천배럴로 집계됐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90만배럴 감소와 달리 깜짝 증가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556만1천배럴 늘어난 2억2천30만7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393만1천배럴 늘어난 1억2천253만3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30만배럴 감소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3.7%로 직전주의 93.1%에서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92.9%를 예상했다.

[뉴욕유가] 공급 부족 우려에도 재고 증가에 하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