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재고 급증에…상승세 꺾인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美 원유 재고 5주 만에 증가
재고 급증 소식에 WTI 0.3%가량 하락
초과수요 지속하며 유가 반등 전망



미국 내 원유 재고가 다시 늘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재고가 늘었지만, 원유 공급량이 지속해서 감소한 탓에 국제 유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2센트(0.36%) 하락한 배럴당 88.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 브렌트유 10월물 가격도 전장 대비 18센트(0.2%) 떨어진 배럴당 92.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美 원유 재고 급증에…상승세 꺾인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에 치솟던 유가가 반전 하락했다. 미국 내 원유 재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차익 실현용 매물이 시장에 나온 것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5주 만에 증가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8일 일주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95만 5000배럴 늘어난 4억 259만2천배럴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190만 배럴 감소할 것이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 내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556만 1000배럴 늘어난 2억 230만 7000배럴로 집계됐다.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393만 1000배럴 늘어난 1억 2253만 3000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30만배럴 감소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예상을 깨고 휘발유 및 디젤 재고도 급증한 것이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3.7%로 직전 주의 93.1%에서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92.9%를 예상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이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올랐다. 전망치(3.6%)를 웃돌았다. 특히 8월 소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10.6% 상승하며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원유 보고서를 발표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며 올해 원유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것이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과 러시아의 수출 축소가 연말까지 연장된 탓이다.

IEA는 올해 4분기에 하루 110만배럴가량의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4분기 하루 330만 배럴가량 초과수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IEA는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OPEC은 수요를 하루 240만배럴로 예상했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하루 180만배럴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날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속적인 생산량 감축으로 인해 브렌트유 선물은 연말까지 배럴 당 100달러선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