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붕괴 홍수참사' 리비아 데르나 시장 "사망자 2만명 이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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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6명 중 1명꼴 숨진 셈…거센 물살에 도시 20% 휩쓸려
해안엔 수십구씩 시신 밀려와…가족 찾아 헤매는 생존자들
유엔, 1천만달러 투입 발표…주변국도 잇따라 도움의 손길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댐붕괴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본 리비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현지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데르나의 압둘메남 알가이티 시장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8천명에서 최대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데르나의 인구가 12만5천명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주민 6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상류의 댐 두 개가 잇따라 무너지면서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달 초 이탈리아와 그리스 사이 이오니아해에서 형성된 뒤 남하해 리비아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막대한 양의 비를 뿌린 결과다.
이 사고로 데르나에서는 다층건물 다수가 붕괴했고 해안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바다로 떠밀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날 현지에 도착한 일부 외신기자들은 주거지역이 통째로 쓸려나갔다면서 곳곳에서 끝없이 시신이 발견되고 병원에선 보관할 장소가 없어 복도에 주검이 널려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거리는 온통 진흙에 덮여 있고 뿌리가 뽑힌 채 떠내려온 나무와 뒤집힌 차량 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옷과 장난감, 가구, 신발 등이 흩뿌려진 해변에는 수십구씩 희생자들의 시신이 밀려오고 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헤매고 있다.
아내와 다섯 자녀를 찾고 있다는 우사마 알 후사디(52)는 "모든 병원과 학교에 가봤지만 찾지 못했다"며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현지에서 기술자로 일하는 모하메드 모센 부즈밀라(41)는 "나와 아내는 살아남았지만 여자 형제를 잃었다"면서 "그는 피해가 집중된 시내에 살고 있었다.
그의 남편과 아들의 시신은 찾아서 매장해 줬다"고 말했다.
모센은 물살에 휩쓸려 온 듯 자기 집에서 낯선 이들의 시신 두 구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시에서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곳곳에 널린 시신에 수인성 질병 창궐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참사는 기후변화와 리비아 내 정치혼란이라는 인재'(人災)가 겹친 결과로 평가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메디케인'(medicane)으로 불리는 지중해 열대성 저기압의 파괴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서로 나뉘어 내전을 벌인 탓에 노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관리·보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르나시 부시장인 아흐메드 마드루드는 12일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무너진) 댐들은 2002년 이후 보수가 되지 않았고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70m 높이의 상류 댐이 먼저 붕괴한 뒤 쏟아져나온 물에 두 번째 댐마저 무너지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지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댐 붕괴 위험과 관련한 대피 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한 듯 리비아 당국자들은 제각기 다른 추산치를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데르나를 관할하는 리비아 동부 행정부는 확인된 사망자만 5천300명에 이르며 실종자는 1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무부 대변인이라는 타리크 하라즈는 시신 3천200구를 수습했고 이 중 1천100구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이집트 언론매체들은 자국 이민자들의 시신 수십구가 13일 리비아에서 이집트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리비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알가이티 시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카타르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데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1천만 달러(약 132억원) 상당을 리비아 참사 대응에 쓰기로 했고 영국도 1만 파운드(약 16억6천만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튀르키예는 데르나 현지에 임시병원 두 곳을 구축하기 위한 자재와 의료인력 148명을 태운 구호선도 파견하기로 했다.
알가이티 시장은 "우리는 실질적으로 시신 수습에 특화된 팀이 필요하다.
잔해와 물속에 많은 수의 시신이 있는 까닭에 도시에서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데르나 현지 구조 책임자인 루트피 알미스라티는 "시신을 보관할 가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해안엔 수십구씩 시신 밀려와…가족 찾아 헤매는 생존자들
유엔, 1천만달러 투입 발표…주변국도 잇따라 도움의 손길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댐붕괴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본 리비아 동북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 수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현지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데르나의 압둘메남 알가이티 시장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사망자 수가 1만8천명에서 최대 2만명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데르나의 인구가 12만5천명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주민 6명 중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데르나에서는 지난 10일 상류의 댐 두 개가 잇따라 무너지면서 도시의 20% 이상이 물살에 휩쓸리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달 초 이탈리아와 그리스 사이 이오니아해에서 형성된 뒤 남하해 리비아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막대한 양의 비를 뿌린 결과다.
이 사고로 데르나에서는 다층건물 다수가 붕괴했고 해안 주변에서는 주민들이 바다로 떠밀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날 현지에 도착한 일부 외신기자들은 주거지역이 통째로 쓸려나갔다면서 곳곳에서 끝없이 시신이 발견되고 병원에선 보관할 장소가 없어 복도에 주검이 널려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거리는 온통 진흙에 덮여 있고 뿌리가 뽑힌 채 떠내려온 나무와 뒤집힌 차량 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옷과 장난감, 가구, 신발 등이 흩뿌려진 해변에는 수십구씩 희생자들의 시신이 밀려오고 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헤매고 있다.
아내와 다섯 자녀를 찾고 있다는 우사마 알 후사디(52)는 "모든 병원과 학교에 가봤지만 찾지 못했다"며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
현지에서 기술자로 일하는 모하메드 모센 부즈밀라(41)는 "나와 아내는 살아남았지만 여자 형제를 잃었다"면서 "그는 피해가 집중된 시내에 살고 있었다.
그의 남편과 아들의 시신은 찾아서 매장해 줬다"고 말했다.
모센은 물살에 휩쓸려 온 듯 자기 집에서 낯선 이들의 시신 두 구를 발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시에서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곳곳에 널린 시신에 수인성 질병 창궐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참사는 기후변화와 리비아 내 정치혼란이라는 인재'(人災)가 겹친 결과로 평가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메디케인'(medicane)으로 불리는 지중해 열대성 저기압의 파괴력이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서로 나뉘어 내전을 벌인 탓에 노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관리·보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르나시 부시장인 아흐메드 마드루드는 12일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무너진) 댐들은 2002년 이후 보수가 되지 않았고 그렇게 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70m 높이의 상류 댐이 먼저 붕괴한 뒤 쏟아져나온 물에 두 번째 댐마저 무너지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지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도 댐 붕괴 위험과 관련한 대피 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한 듯 리비아 당국자들은 제각기 다른 추산치를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데르나를 관할하는 리비아 동부 행정부는 확인된 사망자만 5천300명에 이르며 실종자는 1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무부 대변인이라는 타리크 하라즈는 시신 3천200구를 수습했고 이 중 1천100구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이집트 언론매체들은 자국 이민자들의 시신 수십구가 13일 리비아에서 이집트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 각국은 리비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알가이티 시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카타르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데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1천만 달러(약 132억원) 상당을 리비아 참사 대응에 쓰기로 했고 영국도 1만 파운드(약 16억6천만원) 상당의 긴급구호 패키지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도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튀르키예는 데르나 현지에 임시병원 두 곳을 구축하기 위한 자재와 의료인력 148명을 태운 구호선도 파견하기로 했다.
알가이티 시장은 "우리는 실질적으로 시신 수습에 특화된 팀이 필요하다.
잔해와 물속에 많은 수의 시신이 있는 까닭에 도시에서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데르나 현지 구조 책임자인 루트피 알미스라티는 "시신을 보관할 가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