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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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모펀드(PE)들이 140억달러(약 18조6000억원) 규모의 명문 대학 스포츠 시장에 손을 뻗었다. 대학 경기의 티켓 판매와 콘텐츠 개발 등을 담당하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 리어필드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어필드는 13일(현지시간) 포트리스, 찰스뱅크, 클리어레이크 등 미국의 PE 세 곳이 자사 지분을 매입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 세 회사는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꾸려 새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5년 전부터 리어필드를 지배해 온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기업 엔데버그룹과 이 그룹의 주요 주주인 PE 실버레이크는 소수 지분 참여자로 남게 된다.

리어필드 측은 이번 거래로 “포괄적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리어필드는 PE들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1991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확보하고, 6억달러(약 7963억원) 이상의 미상환 부채를 탕감할 수 있게 됐다.
"대학 스포츠, 그게 돈이 됩니까"…시장 선점 나선 美PE들
콜 가하간 리어필드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중대한 순간”이라며 “지난 몇 년간 리어필드는 대학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서 혁신과 성장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고, 자본 구조 리부팅 작업을 통해 향후 몇 년 동안의 훨씬 더 큰 성공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리어필드는 2018년 대학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큰 회사였던 IMG컬리지와 리어필드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경기 티켓 및 관련 상품 판매, 경기장 후원, 맞춤형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대학과 스포츠 브랜드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1200개 이상의 대학, 1만50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텍사스 롱혼스, 앨라배마 크림슨 타이드 등 챔피언급 대학 스포츠팀들이 리어필드의 고객이다.

스포츠 경기 사업이 미 명문 대학들의 주요 수입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리어필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합병 당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20억달러에 달했지만 10억달러가 넘는 채무 부담을 떠안았고, 여러 대학과의 스포츠 중계 판권 계약에서 수백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2021년부터는 학생들이 스스로 스폰서십을 맺을 권리를 얻게 되고, 방송 수입을 고려한 지역 스포츠 리그 재편성 등이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가하간 CEO는 FT에 “학생들이 빠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NIL(이름, 이미지, 유사성 등 초상권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의 시대에 리어필드는 콘텐츠와 미디어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며 “점점 더 많은 선수가 학교 또는 브랜드와 계약을 맺길 원하며, 이는 우리의 최대 성장 기회”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