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9억 유로 수주전…국산 자주포 K-9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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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9, 터키·폴란드·인도 등서 성능 검증…가성비도 좋아
이웃 국가인 폴란드도 대거 수입…‘무기 호환성’ 따지면 유리
기동성 중시하면 BEA ‘아처’ 선택할 수도
루마니아는 기존에 쓰던 구소련제 무기가 낙후돼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방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가다. 동유럽에서 ‘국방의 탈러시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우리 방산업계에는 호재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무기의 상호 호환성을 중시하는 동유럽 국가들이 폴란드가 구매한 한국 무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도입 예정 물량은 155㎜ 자주포 54문, 3개 대대 분량으로 8억5000만 유로 규모다. 루마니아 자주포 한 개 대대는 18문의 자주포를 비롯해 탄약 운반 및 적재를 위한 12대의 특수차량, 9개의 자주포 관측 지휘소, 기상관측소, 파손된 장비의 대체수단과 음향탐지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약 체결일로부터 60개월(5년) 이내에 무기 공급이 이뤄진다. 고폭탄(1만7352발), 연막탄(324발) 및 조명탄(324발) 등 포탄도 함께 도입한다. 이번 자주포 수주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영국 BAE시스템스, 독일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KMW)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MW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인 ‘PzH2000’를 생산한다. BAE 시스템스는 스웨덴의 보포스 AB와 함께 ‘아처’를 만든다.
방산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드는 K-9이 가성비 면에서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9은 2001년부터 터키를 비롯해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에서 운용되고 있어 이미 성능이 검증돼 있다. 또 K-9 등 한국 무기를 대거 수입한 이웃국가인 폴란드와 무기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중시하는 점도 유리한 요인이다. 다만 최근 독일의 한국 무기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할 경우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노르웨이 전차 수주전을 보면 무기 수주가 꼭 가성비로 되지는 않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루마니아가 기동성을 중시한다면 차륜형 자주포인 아처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는 무기는 탱크다. 현재 루마니아는 기존에 운용하던 60여 대의 T-7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상태여서 T-55 계열의 구형 전차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지난 7월 현지에서 주루마니아 한국 대사관 주최로 열린 ‘루마니아-한국 방위산업협력회의’에서 루마니아 국방부 관계자는 “300대 정도의 주력 전차인 새 전차를 구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루마니아가 이미 구매를 결정한 54대의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와 별도로 새 전차 시장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군사매체인 ‘메타 디펜스’는 “루마니아가 폴란드와 비슷한 수의 전차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독일·프랑스 전차보다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 전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K-2 전차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에 전차 공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루마니아가) K2 전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면 루마니아 방위산업과 집중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루마니아에 기술이전을 할 준비가 돼 있고, 이후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수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장갑차도 루마니아의 차기 사업이 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현재 군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차세대 보병전장갑차(IFV)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25억유로 규모의 IFV 246대 장갑차 구매사업(1단계_을 준비 중이고, 이후 4억5000만 유로 규모 52대 장갑차를 구매(2단계)할 계획이다. 현재 루마니아의 주력 장갑차인 MLI-84는 1960년대 생산된 소련제 BMP-1을 개량한 것으로 2024년께 전량 퇴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호주군 보병전투차량 사업 ‘랜드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던 ‘AS-21 레드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루마니아 현지매체인 디펜스루마니아는 “한화의 AS-21을 포함해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아스코드(ASCOD) 장갑차,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가 3자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이웃 국가인 폴란드도 대거 수입…‘무기 호환성’ 따지면 유리
기동성 중시하면 BEA ‘아처’ 선택할 수도
루마니아가 폴란드에 이어 K-방산의 새 유럽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마니아의 자주포 입찰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탱크·장갑차 등 다른 육상무기도 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는 평가다.
루마니아는 기존에 쓰던 구소련제 무기가 낙후돼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방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가다. 동유럽에서 ‘국방의 탈러시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우리 방산업계에는 호재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무기의 상호 호환성을 중시하는 동유럽 국가들이 폴란드가 구매한 한국 무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화·KMW·BAE시스템스, 루마니아 자주포사업 입찰
루마니아 국방부(MAPN)는 국영 방산기업 롬테크니카를 통해 지난 11일(현지시간) 155㎜ 자주포 시스템 등 도입 사업에 대한 입찰 접수를 마감했다.도입 예정 물량은 155㎜ 자주포 54문, 3개 대대 분량으로 8억5000만 유로 규모다. 루마니아 자주포 한 개 대대는 18문의 자주포를 비롯해 탄약 운반 및 적재를 위한 12대의 특수차량, 9개의 자주포 관측 지휘소, 기상관측소, 파손된 장비의 대체수단과 음향탐지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약 체결일로부터 60개월(5년) 이내에 무기 공급이 이뤄진다. 고폭탄(1만7352발), 연막탄(324발) 및 조명탄(324발) 등 포탄도 함께 도입한다. 이번 자주포 수주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영국 BAE시스템스, 독일 크라우스-마파이 베크만(KMW)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KMW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인 ‘PzH2000’를 생산한다. BAE 시스템스는 스웨덴의 보포스 AB와 함께 ‘아처’를 만든다.
방산업계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드는 K-9이 가성비 면에서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9은 2001년부터 터키를 비롯해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에서 운용되고 있어 이미 성능이 검증돼 있다. 또 K-9 등 한국 무기를 대거 수입한 이웃국가인 폴란드와 무기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중시하는 점도 유리한 요인이다. 다만 최근 독일의 한국 무기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할 경우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군사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노르웨이 전차 수주전을 보면 무기 수주가 꼭 가성비로 되지는 않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며 “루마니아가 기동성을 중시한다면 차륜형 자주포인 아처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제 탱크·장갑차도 관심…"현지생산·기술이전 강점"
루마니아는 최근 대대적인 군의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3년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증액(2022년 GDP 2%)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포 이외 사업에서도 한국에 추가적인 수출 기회가 열려있다는 평가다.추가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는 무기는 탱크다. 현재 루마니아는 기존에 운용하던 60여 대의 T-7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한 상태여서 T-55 계열의 구형 전차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지난 7월 현지에서 주루마니아 한국 대사관 주최로 열린 ‘루마니아-한국 방위산업협력회의’에서 루마니아 국방부 관계자는 “300대 정도의 주력 전차인 새 전차를 구입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루마니아가 이미 구매를 결정한 54대의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와 별도로 새 전차 시장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군사매체인 ‘메타 디펜스’는 “루마니아가 폴란드와 비슷한 수의 전차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독일·프랑스 전차보다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 전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K-2 전차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루마니아에 전차 공급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현대로템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루마니아가) K2 전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면 루마니아 방위산업과 집중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루마니아에 기술이전을 할 준비가 돼 있고, 이후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수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장갑차도 루마니아의 차기 사업이 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현재 군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차세대 보병전장갑차(IFV)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25억유로 규모의 IFV 246대 장갑차 구매사업(1단계_을 준비 중이고, 이후 4억5000만 유로 규모 52대 장갑차를 구매(2단계)할 계획이다. 현재 루마니아의 주력 장갑차인 MLI-84는 1960년대 생산된 소련제 BMP-1을 개량한 것으로 2024년께 전량 퇴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호주군 보병전투차량 사업 ‘랜드400 3단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던 ‘AS-21 레드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루마니아 현지매체인 디펜스루마니아는 “한화의 AS-21을 포함해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아스코드(ASCOD) 장갑차,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가 3자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