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주최 '한일언론포럼' 도쿄서 열려…"'앞으로의 25년' 담론 필요"
'지속가능 한일협력' 언론의 역할은…머리 맞댄 한일 기자들
올해 3월 한국 주도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이후 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는 빠르게 개선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양 국민 사이 감정의 골은 깊다.

한일관계 현주소가 무엇이고, 양국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한일 언론인과 학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최근 마련됐다.

지난 14일 오후 일본 도쿄 일본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2023 한일언론포럼'(이하 포럼)이다.

'지속 가능한 한일협력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내건 포럼에는 한국과 일본의 언론인 각 10여 명과 양국 학자,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4시간여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일관계 진단과 상호 인식' 및 '미래지향적 한일협력과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각각 진행된 세션 좌장은 양국의 대표적 한일관계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이 맡았다.

진창수 센터장은 "한일관계가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한일이 서로 협력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있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특히 과거사 등 현안을 둘러싸고 한국에선 '불만'이, 일본에선 '불안'이 남아 있다고 참석자들은 진단했다.

한국은 주도적으로 과거사 해법을 마련했음에도 일본의 호응이 여전히 미흡한 데 불만을 지니고 있고, 일본은 한국의 정치 상황이 변하면 대일정책도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과거사와 관련해 한국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한일 기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할 수 있는 건설적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역사 문제의 사실관계나 전후 맥락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고, 양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며, 현재 국제정세에서 한일이 함께 추구할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제언이 이어졌다.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외교전쟁, 역사전쟁을 했고 어떤 의미에서는 최악이라 일컬어지는 양국관계로 전락했지만 다시 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돌아서고 있다"면서도 "여기서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꼭 25년 전인 1998년 10월 '김대중(DJ)-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한 그는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의 25년은 어떻게 할지 담론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래야 뒤로 돌아가지 않고 한일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