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늘린 결과다.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지면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분석 기관인 블룸버그그린을 인용해 작년 6월부터 12개월 동안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총 97만7445대로 집계됐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7%를 넘어섰다. 누적 판매량은 300만 대에 육박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처음 100만 대가 팔리는 데까지는 약 10년이 걸렸다. 이후 100만 대를 추가 판매하는 데 2년이 걸렸고, 지난해에는 1년간 100만 대가 팔렸다.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시기는 2020년뿐이었다. 이 기간 테슬라가 모델 3의 재고를 미국 외 지역으로 수출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미국인들이 자동차 구매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에서 전기차 전환을 주도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주다. 이 지역에서 지난 5년간 신차 판매량의 약 2%에 불과하던 전기차 비중이 올해 들어 22%까지 치솟았다. 세계 국가와 미국 주를 통틀어 캘리포니아주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린 지역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기록한 곳은 테슬라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상위 10대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점유율은 61%에 달한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올해 들어 15일까지 122.76% 올랐다. 이날 테슬라 종가는 274.39달러다.

전기차 시장은 더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하면 9개월마다 전기차 100만 대가 팔리고 있다”며 “올해 3분기엔 더 놀랄 만한 수치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