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의 심해저에 매장돼 있는 광물을 탐사·개발하는 ‘심해 채굴’ 논의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배터리 등 청정 기술 분야에서 핵심 광물 수요가 폭발하자 육상 광물을 넘어 해양 광물도 선점해야 한다는 경쟁이 불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엔 산하 해양 규제기관인 국제해저기구(ISA)는 지난 7월 이사회(36개국) 회의와 회원국(유럽연합 포함 168개국) 총회를 통해 2024년까지 심해 채굴을 위한 법적 구조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또 잠정적으로 2025년에는 규정을 채택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해 채굴 규정을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은 2016년부터 이어져 왔지만, 결국 또다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내년 이후로 미룬 것이다.

현재는 기업 혹은 개별 정부 차원에서 채굴 신청을 할 수 있지만, 법적 공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노르웨이 등은 심해 채굴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육상 채굴 규모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제조에 필수적인 광물 수요를 맞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니켈 등 각종 희토류를 얻을 수 있는 망간단괴가 심해저에 다량 묻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벨기에 심해 채굴 회사인 글로벌씨 미네랄 리소스의 크리스 반 니젠 이사는 “육상에서 광물을 캐느라 열대우림 등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독일 등은 “관련 연구가 명확하게 수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잠재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서식지와 종을 파괴할 수 있다”며 채굴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