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5개월 만에 최고…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 [원자재 포커스]
中당국, 부동산 경기 활성화 정책 꺼내
수요 회복 기대감…가격 전망은 엇갈려


철광석 가격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 살리기에 나서면서 철광석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주간 기준 약 8% 상승했다. 특히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지난 15일 철광석 선물 가격은 t당 122.7달러에서 거래됐다. 지난 4월 3일 이후 최고치다. 다롄 선물시장에서도 철광석 가격은 같은 날 1.3% 올랐다.

블룸버그는 "철광석 가격은 일반적으로 10월 말까지 계속되는 건설 성수기에 상승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건설업과 부동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꺼내면서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 세계 철광석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최근 중국 당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꺼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주택을 구입한 적이 있는 무주택자에게 생애 첫 주택 자격을 부여해 첫 납입금인 '서우푸(首付)' 비율을 크게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우대 금리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경제 회복 기반을 공고히 하고,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준율을 인하하면 은행이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율이 낮아져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중국 17개 도시 부동산 가격이 두 달간 상승하며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가 살아나면 철광석 수요도 확대된다.
철광석 선물 가격 변동 추이. 사진=싱가포르거래소
철광석 선물 가격 변동 추이. 사진=싱가포르거래소
최근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에서는 제조 경기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8월 철강 제품 생산량은 1년 전에 비해 11% 증가했다.

중국의 내수 소비와 산업 생산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중국의 8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오르고, 산업생산은 4.5% 올랐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3.0% 상승과 3.9% 상승을 웃돈 것이다.

철광석 가격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화타이 선물은 "철강 업계가 계절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재고가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 규모가 유지되면서 철광석 가격을 떠받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곧 꺾일 것"이라며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다른 금속인 구리 가격도 올랐다. 15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0.8% 상승한 톤당 8487.50달러를 기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