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 건강 악화로 1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같은 날 타병원 이송을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식 중 건강 악화로 1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같은 날 타병원 이송을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식 19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그러나 이 대표가 아직 단식 중단 의지를 밝히지 않아,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오전 7시 23분경 119 구급대에서 여의도 성모병원에 도착해 생리 식염수 투여 등 응급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성모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당 관계자는 "녹색 병원에는 단식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들이 있고, 치료를 뒷받침할 시설이 완비돼 있다고 들어 이송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병원에서도 단식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그 부분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걸 밝히진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보였냐는 질문에 "현재는 그런 정도"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탈수 증상이 있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고만 알았는데, 당 대표를 직접 뵌 분들 얘기로는 의사 표현이 안 될 정도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같은 경우는 '그만하고 병원에 가시라'고 했을 때 당 대표가 의사 표현을 확실히 했다"며 "손짓이든 말이든 했는데, 그걸 전혀 못 하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병원에 실려 간 이 대표가 링거를 맞더라도 음식을 먹지 않으면 단식을 멈췄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3년 단식 중 8일 만에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 갔으나,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며 23일간 단식을 이어간 것처럼 이 대표 역시 병원 이송 후에도 단식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단식이 중단됐는데, 앞으로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단식이) 중단이 됐나요?"라고 되물은 뒤 "링거를 맞아도 곡기를 끊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 (단식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YS 전 대통령도 병원에 가서도 음식 섭취를 거부했다"며 "그래서 단식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병원에 후송됨에 따라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 진행 중단을 요청하고 소위원회 역시 모두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난 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12시에 소속 의원들 모두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일정 거리를 띄워 1인 시위를 하 인간 띠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