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8일 단식 도중 병원에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수사받던 피의자가 자해한다고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선례가 만들어지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단식) 하지 않겠냐"면서 이렇게 말했다.한 장관은 "지금처럼 소환 통보를 받고 나서 시작하는 단식은 저도 처음 봤다"며 "과거에도 힘 있는 사람들이 죄짓고 처벌을 피해 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 타고 이런 사례가 많이 있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고 했다.그는 "국민들께서는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여러 번 말했지만, 지금 사건은 정치나 민주당과 전혀 무관한 이재명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개인의 범죄 혐의 수사다. 다수당이 권력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인의 비리를 결사 옹호하는 건 국민께서 최악의 권력 남용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고 했다.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탄압'을 주장하는 데 대해선 "과거 정치인들이 단식할 때는 왜 하는지 목표가 명확했고 그걸 잘 설명했는데, 이번 단식은 왜 하는지, 단식 목적을 본인도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인들도 명분이 없다는 걸 아니까, 손에 잡히는 물건 아무거나 잡아서 던지듯 총리 해임이니, 내각 총사퇴니, 탄핵이니 맥락 없는 얘기를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6시 55분께 당대표 비서실 관계자가 부른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장기간 단식으로 인해 신체 기능이 상당히 저하됐다는 게 의료진들의 소견"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는 여전히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같은 날 검찰은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선 안 되고,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선 안 된다는 원칙하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에 들어간 지 19일째 되는 18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서 "검찰은 전부터 단식 상황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오늘이나 내일 영장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에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체포동의안 오면 부결돼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실제 이 대표가 병원으로 후송된 지 약 2시간 만인 오전 9시 2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위증교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의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현재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만큼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영장실질심사)이 이뤄지려면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해야 한다. 다만 이 대표는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검찰은 "법령상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구속 기준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형사사법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박 의원은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결의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여당이 '뜬금없다'고 대응하는 것과 관련 "이태원 참사 등을 이유로 이상민 장관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저희가 해임 건의도 하고 결국 탄핵까지 가기도 했고, 이번에 해병대원 사망 사건 및 그 은폐 의혹을 둘러싸고 이종섭 장관도 저희가 해임을 하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좀 쇄신하고 바꿔나가라. 그런데 일일이 다 검증하기도 힘들 정도니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국무총리가 책임을 지라고고 저희가 얘기를 한 것"이라며 반박했다.한편 국회 당 대표실에서 단식을 계속하던 이 대표는 19일 차인 이날 오전 민주당이 부른 앰뷸런스에 실려 7시 10분께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혈당이 급속히 떨어지며 거의 의식을 잃은 상황이었다고 한다.전날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최고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이 대표에게 입원을 강하게 권고하며 119구급대원까지 불렀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단식 중단과 입원 모두 완강히 거부해 119대원들은 헛걸음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언론에 따르면 119구급차를 타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후송된 이 대표는 이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단식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있고 관련 시설이 있는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천준호 비서실장은 이 대표가 의식이 있는 상태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의식은 있는 상태 같다"고 답했다.이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을 시작한다며 무기한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전면적 국정 쇄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요구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