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新자원전쟁]
②신흥 자원 부국의 부상과 지정학 질서 변화
리튬 코발트 등 광물을 재활용하거나 대체하는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광물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부족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탄·석유·가스 등의 경우 플라스틱으로 합성된 화석연료 재활용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태워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배터리 광물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추출 및 가공 과정에서 특정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혁신적인 기술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가장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직접 리튬 추출(DLE)’이 꼽힌다. 광산업계는 DLE를 리튬 업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염수(소금물)에서 흡착 방식을 활용해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이다. 이는 광산에서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소금물을 증발시켜 리튬을 얻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DLE를 상용화하면 짧게는 몇 시간 만에 리튬을 얻을 수 있다.
채산성도 늘어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DLE를 활용하면 염수에 녹아있는 리튬의 80%를 뽑아낼 수 있다. 기존 방식(40%)에 비해 채산성이 대폭 늘어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DLE가 상용화되면 전 세계 염수에 녹아있는 리튬의 70%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5만 4000에 그쳤던 DLE 리튬 생산량은 10년 뒤 64만 7500으로 1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로 쓰였던 광물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만들 때 망간 비중을 높이는 대신 값비싼 광물인 코발트 사용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코발트는 현재 2차전지 금속 원가에서 40%가량 차지한다.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가량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아동 노동착취 등의 문제가 얽혀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코발트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은 코발트 의존도를 낮춘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에 가장 앞선 곳이 중국이다. 중국의 펑차오에너지(SVOLT)는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코발트-프리 배터리셀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니켈(75%)과 망간(25%)만 활용해 배터리를 제조했다. 한국에선 올해 초 SK온이 NCM 배터리와 똑같은 성능을 가진 코발트 프리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는 2020년 코발트가 없는 ‘100% 니켈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광물 재활용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광물 수급이 팽팽해지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의 광물 재활용 기술을 세분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광산업체 BHP는 탄자니아의 니켈 재활용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BHP는 현재 고철(스크랩)에서 추출되는 구리 공급량이 전 세계 총 생산량의 35%에 불과하지만 10년안에 5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광산회사 리오 틴토도 알루미늄 재활용 기업 지분을 늘리는 등 광물 재활용 관련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작년에 사상 최대치인 5억 달러에 달했다.
오현우/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②신흥 자원 부국의 부상과 지정학 질서 변화
리튬 코발트 등 광물을 재활용하거나 대체하는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광물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부족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탄·석유·가스 등의 경우 플라스틱으로 합성된 화석연료 재활용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태워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배터리 광물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추출 및 가공 과정에서 특정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혁신적인 기술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이 가장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직접 리튬 추출(DLE)’이 꼽힌다. 광산업계는 DLE를 리튬 업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염수(소금물)에서 흡착 방식을 활용해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이다. 이는 광산에서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소금물을 증발시켜 리튬을 얻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DLE를 상용화하면 짧게는 몇 시간 만에 리튬을 얻을 수 있다.
채산성도 늘어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DLE를 활용하면 염수에 녹아있는 리튬의 80%를 뽑아낼 수 있다. 기존 방식(40%)에 비해 채산성이 대폭 늘어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DLE가 상용화되면 전 세계 염수에 녹아있는 리튬의 70%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5만 4000에 그쳤던 DLE 리튬 생산량은 10년 뒤 64만 7500으로 1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로 쓰였던 광물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만들 때 망간 비중을 높이는 대신 값비싼 광물인 코발트 사용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코발트는 현재 2차전지 금속 원가에서 40%가량 차지한다.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0%가량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아동 노동착취 등의 문제가 얽혀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이 코발트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은 코발트 의존도를 낮춘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에 가장 앞선 곳이 중국이다. 중국의 펑차오에너지(SVOLT)는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코발트-프리 배터리셀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니켈(75%)과 망간(25%)만 활용해 배터리를 제조했다. 한국에선 올해 초 SK온이 NCM 배터리와 똑같은 성능을 가진 코발트 프리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는 2020년 코발트가 없는 ‘100% 니켈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광물 재활용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광물 수급이 팽팽해지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의 광물 재활용 기술을 세분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광산업체 BHP는 탄자니아의 니켈 재활용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BHP는 현재 고철(스크랩)에서 추출되는 구리 공급량이 전 세계 총 생산량의 35%에 불과하지만 10년안에 5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광산회사 리오 틴토도 알루미늄 재활용 기업 지분을 늘리는 등 광물 재활용 관련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작년에 사상 최대치인 5억 달러에 달했다.
오현우/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