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는 아니라는데…초전도체株 또 '들썩' 거리는 이유
지난 7월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 물질 공개 이후 등락을 거듭해온 초전도체 테마주 주가가 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과학계에서 잇따라 LK-99에 대해 초전도 특성이 없다는 판정이 나온 것과는 것과는 정 반대 모습이다.

18일 신성델타테크는 7.71% 오른 5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모비스는 5.07%, LS일렉트릭은 4.76%, 서남은 2.63%, 파워로직스는 2.20% 올랐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 한달간 상승폭이 21.43%에 달한다. 지난 한달간 11.09% 오른 덕성은 이날 전일대비 0.41% 내린 7210원에 거래됐다.

초전도체 관련주들은 대부분 지난 7월말부터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했다. 초반엔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했지만 각 연구기관의 LK-99의 초전도 특성에 대한 검증 결과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최근 들어선 가격이 다시 상승세다. 학계에서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실험 결과가 줄을 이으면서 이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나날이 희박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16일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31일엔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한양대 고압연구소,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포항공대 물리학과 연구팀 등이 LK-99 샘플에 대해 초전도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과학계는 아니라는데…초전도체株 또 '들썩' 거리는 이유
지난 14일엔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 세 곳이 LK-99에 대해 초전도 특성이 없다는 판정을 했다. 국내에서 검증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남은 실험을 완료하고 다음달에 검증 결과를 최종 정리할 예정이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초전도체 관련주에 몰리는 투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LK-99는 이제 사실상 상온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없는 '허상의 테마'에 가깝다"며 "과학적 결론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차트 움직임만 보며 혹시 모를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은 '폭탄 돌리기'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