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부진한 '건설주', 우크라이나 재건으로 온기 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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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건설주 '새 먹거리'로 주목
건설주, GS건설 사고 등 만연했던 불확실성 해소도
현대건설·대우건설 수혜주로 꼽혀…"해외 수주, 주가 상승폭 높여"
우크라 정부 자금 조달 속도에 따라 수혜 반영도 빨라질듯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진한 건설주와 관련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혜를 눈여겨보란 조언이 나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는 등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크게 운송, 에너지, 모듈러 건축이다. 시장에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꼽는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 종목을 추종하는 KRX 건설 지수는 이달 들어 3.2% 하락한 724.33에 거래되고 있다. KRX 건설 지수는 지난 7월25일 827.61까지 올랐으나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로 약 두 달 만에 12.4% 급락했다.
여기에 건설업종 주가를 억눌렀던 GS건설의 인천 검단 붕괴 사태가 일단락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아직 최종 결론 발표까지 몇 개월 더 소요되겠으나 건설사 전반에 대한 조사 등 업계에 만연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설명이다. GS건설이 83개 현장 전수조사에 결과가 무혐의로 처리됨에 따라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됐기 때문.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G20 정상회의에서 23억 달러 지원(3조원)을 발표한 데 이어 국토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민관 합동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양국은 파괴된 카호우카 댐과 교통망, 하수처리시설 복구,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등 6대 재건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잠정적으로 520억 달러(69조원)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제안한 약 200억 달러(27조원) 규모의 5000개 재건 사업리스트와 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인 320억 달러(42조원, SMR 소형원전·공항 재건·건설기계·철도차량·IT 분야 등) 규모의 10개 사업을 합친 것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가 수혜받을 분야는 크게 운송, 에너지, 모듈러 건축 부문인데, 운송·에너지 분야 예산만 해도 약 1400억 달러(186조원) 수준에 달한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복구비용은 더 확대되는데, 실제로 보고서 발표 이후 발생한 카호우카 댐 붕괴 등을 감안하면 재건비용은 이미 5000억 달러(663조원)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 사업 기대감은 해외 수주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수주규모가 크고 수혜 업체의 범위도 넓은 데다, 공사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플랜트 부문 대비 수혜 범위는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앞서 이라크, 리비아 등 전쟁국들이 재건 사업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데, 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수익성 기대치를 낮춰도 시장규모 면에서 중동 플랜트 시장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지원국들의 무상원조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국가들은 차관 보다는 무상원조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국가들의 무상원조는 크게 군사적, 인도적, 재정적 지원으로 구분되는데, 아직 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군사적 지원 비중이 크다. 지원국들이 무상원조를 하는 이유는 재건 사업 참여를 통해 무상원조 규모 그 이상의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상원조 자금이 투여된 재건 사업에 대해서는 무상원조를 제공한 국가의 기업을 쓰는 것이 관례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 전쟁 재건 사업에서 미국 기업 참여 비중이 높았던 이유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정부의 지원 액수가 구체적으로 발표됐다"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되면 지원을 공식적으로 밝힌 국가들의 제품을 먼저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주는 주택실적(EPS)과 해외 수주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결정된다. 해외 수주는 건설주의 주가 상승 환경을 조성한다. 수주 확장성이 높단 이유가 투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주택실적은 건설주의 주가 상단보단 하단 형성에 영향을 준다.
수혜주로 꼽힌 현대건설은 국내외 수주 급증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외형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프로젝트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주력 국가 중심으로 해외 수주가 고성장하고 있으며, 주택보다 높은 해외 수익성 기반으로 내년 이후의 실적 상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국내 건설사에 중요한 사업기회이지만 수혜 속도가 다소 더딜 것이란 의견도 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나더라도 정국 안정화와 필요자금 확보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재건 사업이 가속화하기 위해선 민간투자와 전쟁배상금 활용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건설주 '새 먹거리'로 주목
건설주, GS건설 사고 등 만연했던 불확실성 해소도
현대건설·대우건설 수혜주로 꼽혀…"해외 수주, 주가 상승폭 높여"
우크라 정부 자금 조달 속도에 따라 수혜 반영도 빨라질듯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진한 건설주와 관련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혜를 눈여겨보란 조언이 나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는 등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크게 운송, 에너지, 모듈러 건축이다. 시장에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꼽는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 종목을 추종하는 KRX 건설 지수는 이달 들어 3.2% 하락한 724.33에 거래되고 있다. KRX 건설 지수는 지난 7월25일 827.61까지 올랐으나 고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로 약 두 달 만에 12.4% 급락했다.
GS건설 사고 일단락, 건설주 투심 회복중…잠재력 큰 우크라 재건
최근 시장에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건설주에 큰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계은행·유럽연합(EU)·유엔(UN)·우크라이나 정부 등 공동조사단의 3월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후 1년간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직접 피해 규모는 1347억 달러(약 179조원)에 달하며,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전후 복구에 필요한 비용은 약 4106억 달러(545조원)로 추산했다.여기에 건설업종 주가를 억눌렀던 GS건설의 인천 검단 붕괴 사태가 일단락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아직 최종 결론 발표까지 몇 개월 더 소요되겠으나 건설사 전반에 대한 조사 등 업계에 만연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설명이다. GS건설이 83개 현장 전수조사에 결과가 무혐의로 처리됨에 따라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됐기 때문.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G20 정상회의에서 23억 달러 지원(3조원)을 발표한 데 이어 국토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민관 합동 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양국은 파괴된 카호우카 댐과 교통망, 하수처리시설 복구,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등 6대 재건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잠정적으로 520억 달러(69조원)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제안한 약 200억 달러(27조원) 규모의 5000개 재건 사업리스트와 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인 320억 달러(42조원, SMR 소형원전·공항 재건·건설기계·철도차량·IT 분야 등) 규모의 10개 사업을 합친 것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가 수혜받을 분야는 크게 운송, 에너지, 모듈러 건축 부문인데, 운송·에너지 분야 예산만 해도 약 1400억 달러(186조원) 수준에 달한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복구비용은 더 확대되는데, 실제로 보고서 발표 이후 발생한 카호우카 댐 붕괴 등을 감안하면 재건비용은 이미 5000억 달러(663조원)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 사업 기대감은 해외 수주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수주규모가 크고 수혜 업체의 범위도 넓은 데다, 공사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플랜트 부문 대비 수혜 범위는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앞서 이라크, 리비아 등 전쟁국들이 재건 사업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데, 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수익성 기대치를 낮춰도 시장규모 면에서 중동 플랜트 시장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지원국들의 무상원조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국가들은 차관 보다는 무상원조 형태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국가들의 무상원조는 크게 군사적, 인도적, 재정적 지원으로 구분되는데, 아직 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군사적 지원 비중이 크다. 지원국들이 무상원조를 하는 이유는 재건 사업 참여를 통해 무상원조 규모 그 이상의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무상원조 자금이 투여된 재건 사업에 대해서는 무상원조를 제공한 국가의 기업을 쓰는 것이 관례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 전쟁 재건 사업에서 미국 기업 참여 비중이 높았던 이유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정부의 지원 액수가 구체적으로 발표됐다"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되면 지원을 공식적으로 밝힌 국가들의 제품을 먼저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혜주로 꼽힌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우크라 정부 '자금조달' 변수
증권업계에선 수혜 건설 종목으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꼽힌다. 재건 사업 발주 확대는 건설업종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올 들어 각각 6.9%, 9.1%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5.1% 오를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다.건설주는 주택실적(EPS)과 해외 수주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결정된다. 해외 수주는 건설주의 주가 상승 환경을 조성한다. 수주 확장성이 높단 이유가 투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주택실적은 건설주의 주가 상단보단 하단 형성에 영향을 준다.
수혜주로 꼽힌 현대건설은 국내외 수주 급증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외형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프로젝트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주력 국가 중심으로 해외 수주가 고성장하고 있으며, 주택보다 높은 해외 수익성 기반으로 내년 이후의 실적 상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다만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국내 건설사에 중요한 사업기회이지만 수혜 속도가 다소 더딜 것이란 의견도 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나더라도 정국 안정화와 필요자금 확보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재건 사업이 가속화하기 위해선 민간투자와 전쟁배상금 활용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