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희 코나아이 이사가 지난달 출시된 ‘트래블제로 카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조남희 코나아이 이사가 지난달 출시된 ‘트래블제로 카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카드와 관련한 경험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코나아이가 함께합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조남희 코나아이 결제플랫폼사업실 총괄 이사는 벽에 진열된 100종이 넘는 회사의 역대 주요 카드 제품들을 짚어 보이며 “실물 카드 제조부터 사용 인프라까지 소비자의 관심과 요구사항을 끊임없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벽면에는 목재·금속 재질부터 유명 아티스트나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 등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카드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코나아이는 핀테크 플랫폼 기업이다. 하나의 원천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사업 확장을 꾀한다는 ‘원 엔진, 멀티 유즈’가 모토다. IC칩 상품 및 스마트카드 등을 국내외로 판매하는 ‘DID사업’(매출의 61%)과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매출의 37%)을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스마트카드' 코나아이, 결제플랫폼 사업 진격
조정일 코나아이 회장의 장녀인 조 이사는 ‘플랫폼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결제플랫폼 사업은 첫 진입이 어렵지만 한번 자리잡고 나면 독보적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나아이가 4년간 1000억원 넘게 투자해 구축한 결제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영위하는 사업은 △택시 앱 미터기를 판매하고 수수료를 얻는 방식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간 거래(B2B) 선불결제 솔루션 서비스인 코나플레이트 △선불카드인 코나카드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코나플레이트’는 다양한 기업의 목적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카드 만들기를 돕는 결제 인프라 플랫폼이다. 지난 5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카드 발행자가 될 수 있다’는 문구를 내세워 첫 번째 쇼케이스를 열었다. 제휴기업은 전자금융업 라이선스 없이도 자체 브랜드 카드를 보유할 수 있다. 어린이용 핀테크 플랫폼인 ‘아이쿠카’와 만든 어린이용 충전형 선불카드 ‘쿠카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조 이사는 “코나아이의 어떤 서비스 시나리오가 기업에 최적화될지 매번 새로 공부하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일상 속 불편함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결제플랫폼 사업에 접목하기도 한다. 지난달 출시한 ‘트래블제로 카드’는 급하게 여행을 떠날 때 환전에 어려움을 겪는 데서 착안했다. 조 이사는 “개인적으로 즉흥적인 성격”이라며 “여행 당일 공항에서 비싼 환전 수수료를 치를 때가 많았는데 해외여행 결제 명세가 외화로 표기돼 여행 후 경비 정산이 번거로운 점을 개선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제로 카드는 해외여행, 직구를 할 때 환전·결제 수수료 없이도 결제할 수 있는 코나아이의 첫 번째 국내외 겸용 선불카드다. 조 이사는 “연내 B2B 활용이 가능한 해외 결제 법인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이사는 “앞으로 카드라는 매체가 계좌를 대체하는 ‘돈주머니’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사명에 따라 사업을 꾸준히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코나아이의 지난해 매출은 2386억원, 영업이익은 499억원을 기록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