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한경협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로 18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김범준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한경협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로 18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김범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55년 만에 명칭을 바꾸고 새로 출범했다. 주무 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정관 변경을 허가받으면서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이날 첫 공식 행사로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1961년 출범할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 출발에 대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서다.

류 회장은 한경협 임원 6명과 현충탑에서 묵념한 뒤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위국헌신을 받들어 G7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한국 경제 글로벌 도약에 앞장서겠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한경협은 “70여 년 전 경제 황무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이끌고 자유시장경제 발전에 큰 공을 세우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남덕우, 박태준 전 국무총리(포스코 명예회장) 묘역을 참배했다. 남 전 총리는 타계 전 10년간 전경련 원로자문단 좌장과 기업윤리위원회 운영위원을 지냈다. 박 전 총리는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류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성공과 번영은 순국선열과 선배 경제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찾아뵀다”고 말했다. 이어 “한경협 회장으로서 위국헌신(爲國獻身)과 기업보국(企業報國)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요 7개국(G7)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경협은 이날 상근부회장으로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신규 선임했다. 한경협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토대로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지식이 탁월한 분”이라며 “류 회장을 도와 협회가 글로벌 싱크탱크로 환골탈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대학원 등을 졸업한 김 부회장은 1981년 외무부(현 외교부)에 들어간 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재계 일각에선 기업인이 아닌 관료 출신을 상근부회장에 임명한 것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한경협의 혁신 방향과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류 회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신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며 “6개월 후 다시 평가해달라”고 반박한 바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